[박찬준의 발롱도르]토트넘의 다음시즌 성패는 웸블리 적응에 달려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7-31 10:44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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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조용한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토트넘의 올 여름 컨셉트는 확실하다. 주축들의 잔류다. 비록 카일 워커가 맨시티가 떠났지만 지난 시즌 기록상으로는 우위에 있는 키에런 트리피어가 건재하다. 맨유가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던 에릭 다이어도, 맨유가 네마냐 마티치 영입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잔류가 유력해졌다. 지난 시즌 2위에 오른 베스트11을 사실상 모두 지켜냈다.

토트넘이 현 체제를 지키는데 총력을 쏟는 이유는 두가지다. 일단 주급 체계의 유지다.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올 돈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토트넘은 워커의 이적으로 5300만파운드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미 리그 2위에 오른 토트넘의 수준을 높여줄 선수를 데려오려면 '슈퍼스타'급이 필요하다. 지금의 미친이적시장 속에서는 토트넘이 마지노선으로 세운 주급 10만파운드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면 이 틀을 깨야 하는데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 미래의 슈퍼스타들을 보유한 토트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두번째는 지금의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백업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토트넘의 베스트11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포체티노식 축구에도 최적화돼 있다. 리그에서 가장 어린 편에 속하는 토트넘의 베스트11은 가장 역동적이면서, 가장 창의적이었다. 토트넘이 더 무서운 것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 안토니오 콩테 첼시 감독 등이 빅네임 영입 소식이 없는 토트넘을 경계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시즌 우승은 첼시가 차지했지만, 분명 꾸준하면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것은 토트넘이었다.

특히 토트넘이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던 가장 큰 힘은 홈성적이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진정한 '홈깡패'로 불릴만 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치른 23경기에서 21승2무를 거뒀다. 리그에서 무려 17승2무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이 얻은 승점 86점 중 62%를 홈에서 쌓았다. 지난 시즌 홈에서 좋았다는 평을 들었던 첼시(홈 승점 51), 아스널(홈 승점 45), 에버턴(홈 승점 43)을 압도하는 기록이다.

홈 성적은 순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올 시즌 토트넘의 홈경기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토트넘이 올 시즌 홈구장 신설 문제로 화이트하트레인을 떠나 웸블리에서 홈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웸블리에서 치른 토트넘의 성적표는 1승1무3패에 머물렀다. 포체티노 감독은 "웸블리 탓이 아니다. 경기력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화이트하트레인에서의 성적과 격차가 워낙 크기에 이에 따른 분석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지적된 문제가 규격이었다. 화이트하트레인이 100mX67m인 반면 웸블리는 105mX69m에 달한다. 8%나 더 크다. 전방위 압박을 강조하는 포체티노식 축구에서 이 규격의 차이는 생갭다 크다. 경기당 무려 545평방미터를 더 커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컴팩트한 축구를 펼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하이버리에서 무적에 가까웠던 아스널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옮긴 후 고전했던 역사를 상기해 보면 이해가 더 쉽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EPL 사무국에 웸블리 경기장 규격 변경을 요청했지만, 기각 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토트넘은 웸블리에서 훈련을 할 수 없다. 토트넘측과 웸블리를 관리하는 영국축구협회는 이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훈련장인 엔필드에 웸블리와 똑같은 규격의 훈련장을 마련했지만 아무래도 실제 웸블리와 분위기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토트넘은 8월6일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올 시즌 첫 웸블리 나들이에 나선다. 시즌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리허설이다. 결국 어떻게 웸블리에 적응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토트넘 성적의 성패가 결정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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