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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강희 전북 감독, '4대0 완승'에도 웃지않은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7-12 09:06



"선수들이 4대0으로 이기고도 혼났다."

12일 오후 8시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원정전을 앞둔 최강희 전북 감독이 K리그 팬들을 위한 궁극의 '닥공', 절대적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북은 8일 전주성에서 2위 울산에 4대0으로 대승했다. 공격적으로 완벽한 경기였다. 이승기, 로페즈, 이재성, 김신욱 등 1-2선 공격수들이 차례로 골맛을 봤다. 측면, 중앙 할 것없이 특유의 '닥공', 파상공세로 상대를 압도했다. 무실점 대승, 의외로 싱거운 1-2위 싸움이 됐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그날 4대0으로 이기고도 혼났다"고 털어놨다. 최 감독은 후반 25분 김신욱의 프리킥골로 4-0으로 앞서나간 이후, 마지막 15분의 경기 내용을 주목했다. "안방에서 마지막 15분을 '루즈'하게 했다"는 것이다. "끝까지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4대0으로 이기고 있더라도 끝까지 밀어붙여 5골, 6골 계속 넣는다. 상대에겐 가혹할 수 있지만, 돈 내고 온 팬들에게 보여줄 걸 모두 다 보여준다. 우리 선수들이 돈을 받는 목적, 팬들이 경기장에 오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휘슬까지 한발 더 뛰고, 한 골 더 넣는 뜨거운 '닥공'을 독려했다.

최 감독의 이유 있는 욕심은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키운다. 전북은 올시즌 선수들의 변화 속에도 여전히 리그 최강의 '백포'를 구축하고 있다. 김진수-김민재-이재성-최철순의 포백라인은 단단하다. 4명 중 3명이 국가대표 출신이고, '괴물 신인' 김민재는 어리지만 끊임없이 태극마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멤버 그대로 국가대표에 발탁돼도 손색 없을 것'이라는 제안도 흘러나온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밖에서 보면 좋아보이는데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아직 모자란다"고 말했다. 성장할 여지가 더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넷이서 발 맞춘 것이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 멤버중엔 최철순 하나만 있고 3명이 바뀌었다. 골키퍼도 바뀌었다. 그런 것 치고는 실점률, 선방 등에서 대단히 잘해주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소속팀 감독 입장에서는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경기장에서 더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감독의 현역 시절 같은 포지션인 '풀백' 김진수를 향한 조언과 함께 애정을 드러냈다. "(김)진수는 지금 보여주는 것보다 가진 것이 더 많다. 세밀성을 더 보완해야 한다. 압박을 빠져나올 때의 세밀함, 공간이 나면 빨리 치고만 나가려고 하기보다, 패스를 주고 빈몸으로 나가는 식의 섬세함이 필요하다. 프로에서는 따로 섬세함을 가르쳐주지 않는데, 전북에 잘 왔다."

제주전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김민재의 자리를 지킬 '센터백' 임종은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이재성-김민재가 잘해서 그동안 못나갔다. 이럴 때 자기 몫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임종은은 키가 1m 93인데 자세가 낮고 안정적이다. 장신이라 헤딩도 잘하고, 제공권도 좋다. 발도 느리지 않다"고 칭찬했다. 김진수와 마찬가지로 애정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임)종은이는 착해서 혼난다. 경기장에서 더 근성 있고 더 독해야 한다. 물러서거나 돌아서지 말고, 좀더 적극적으로…. 종은이는 늘 준비를 잘하고 있다. 능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이 기회를 통해 존재 이유를 알려야 한다."


'1강' 전북의 힘은 만족을 모르는 '닥공' 감독과 그의 뜻을 마음으로 따르는 주전들의 헌신에서 나온다. 최 감독은 매경기 최전방 포지션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간판 공격수 김신욱, 이동국을 비롯한 선수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울산전에서 김신욱은 프리킥 골도 좋았지만, 두번째 로페즈 골도 절반은 신욱이가 한 것이다. 늘 준비가 잘돼 있는데 이동국, 에두가 있어서…. 출전시간으로 보면 8골이 적지 않다. 틈틈이 영양가 있게 꾸준히 넣어주고 있다."

3명의 공격수 중 누가 나오든 연속골, 멀티골, 쐐기골을 넣으며 기어이 '닥공'의 미션을 완수한다. 모두에게 90분을 주지 못해 늘 고민하는 감독은 그래서 고맙고 그래서 미안하다. "김신욱을 보면 이동국을 보는 것같이 똑같이 미안하다. 올해 (김)신욱이, (이)동국이, 에두 다 힘들다. 그런데도 항상 경기장 안에서 싸워줘서 고맙다. 동국이도 그렇고… 미안하고 고맙다. 이 선수들의 솔선수범 덕분에 팀이 잘된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 전북의 힘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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