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준의 발롱도르]호날두는 진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6-18 10:19 | 최종수정 2017-06-18 10:19


ⓒAFPBBNews = News1


올 여름 이적시장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이 선수의 한마디로 이적시장이 올스톱됐다. 그의 거취가 결정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연쇄 이동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이야기다.

시작은 호날두의 세금 문제였다. 지난달 호날두는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12월 이후 두번째였다. 스페인 검찰은 호날두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세무당국을 속여 1470만 유로(약 186억원)의 세금을 회피했다며 총 네 건의 혐의에 대해 기소했다. 유죄의 경우 7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호날두는 펄쩍 뛰었다. 호날두는 변호사를 통해 "결백하다"며 법정투쟁을 예고했다.

이어 호날두가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석 차 포르투갈 대표팀에 합류한 16일(이하 한국시각)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진원지는 포르투갈 언론 아볼라였다. 아볼라는 '호날두가 자신을 탈세 혐의로 기소한 스페인 당국에 격분했다. 그는 스페인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그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볼라 뿐만이 아니었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도 '호날두가 레알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축구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이고, 호날두는 스페인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호날두는 팀 동료들에게 '나는 레알을 떠난다. 내 결정이고, 돌이킬 수 없다'고 말하며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폭탄 선언 이후 모든 언론들은 호날두 이적의 진위를 두고 분석에 나섰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근거는 역시 '도전'이다. 호날두는 지난 4시즌 동안 3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까지 거머쥐었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지금은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호날두가 마지막 도전을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한 기량을 갖고 있는 호날두가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여기에 호날두는 이미 여러차례 레알 마드리드 측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오넬 메시의 탈세 혐의 당시 적극적으로 메시를 옹호한 바르셀로나와 달리 호날두 변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호날두의 탈세 기사에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빼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팬들에 대해서도 평소에는 조용하고, 부진하면 가차없이 야유를 보내는 이중성에 대해 아쉬움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영국 언론에서는 '이미 호날두가 6주 전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에게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세금 문제가 아닌 오래 전부터 계획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잔류를 예상하는 이들도 많다. 일단 호날두의 몸값을 감당할만한 팀이 별로 없다. 지난해 11월 레알 마드리드와 5년 재계약을 체결한 호날두의 주급은 무려 36만5000파운드, 약 5억3000만원이다. 여기에 예상되는 이적료는 최소 1억8000만유로(약 2280억원)이다. 아무리 호날두지만 32세의 노장 공격수에게 이 정도 금액을 베팅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호날두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절정에 달한 그의 가치를 앞세워 '몸값을 올리기 위한 액션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날두는 2012년에도 이적 파동을 통해 몸값을 한차례 올린 전력이 있다.

호날두의 이적 파동으로 이적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일단 이적 시 호날두의 유력 행선지로 꼽히는 파리생제르맹과 맨유는 숨을 죽이고 있다. 2015년 세르히오 라모스를 데려오려다 실패한 전적이 있는 맨유 입장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 맨유는 알바로 모라타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자칫 호날두와 모라타 사이에서 줄타기에 실패할 경우 둘 다 놓칠 수도 있다. 공격수 영입이 시급한 맨유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미 첼시가 모라타를 하이재킹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파리생제르맹은 오래 전부터 호날두 영입에 혈안이 돼 있던 구단이다. 가격은 상관 없다. 호날두만 결심한다면 언제든 데려올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일단 상황을 관망 하는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도 호날두의 대체자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타를 다룬 레알 마드리드의 방식을 감안하면 '천하'의 호날두라도 내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 어떤 선수보다도 위에 있다'는 것이 레알 마드리드의 생각이다. 실제로 페레스 회장은 호날두의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와 전화 통화에서 분노를 표출하며, '호날두가 원할 경우 잡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주 직접 호날두 이적 여부에 대해서 직접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호날두는 진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까. 그 눈치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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