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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했던대로 우라와의 열광적인 분위기에 말렸다. 여기에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까지 겹쳤다.
제주는 31일 일본 우라와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120분간 혈투 끝에 0대3로 패했다.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제주는 1, 2차전 합계 2-3로 무릎을 꿇었다. 창단 첫 ACL 16강에 오르며 기세를 올리던 제주는 원정에서 무너졌다. 결국 K리그는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전멸했다.
제주는 후반 초반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후반 3분 정 운의 프리킥을 김원일이 침투하며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그게 다였다. 이후 계속해서 우라와의 공세에 시달렸다. 걷어내기 조차 힘겨워 할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 정신력으로 겨우겨우 버텼다. 제주는 19분 황일수 대신 진성욱, 31분 권한진 대신 알렉스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우라와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심판 판정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35분 안현범이 오른쪽을 돌파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졌지만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이어진 플레이에서 조용형이 태클을 시도하다 경고를 받았다. 전반 한장의 옐로카드를 받은 조용형은 퇴장당했다. 제주는 이후 수비에 집중하며 가까스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제주는 연장 전반에도 계속해서 우라와의 공격에 끌려다녔다. 김호준의 선방과 투혼으로 버텼다. 제주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연장 전반 10분 마그노 대신 멘디를 넣었다. 제주는 연장 후반 들어 힘을 냈다. 연장 후반 1분 권순형의 프리킥이 김원일을 향했지만 아쉽게 발에 걸리지 않았다. 7분이는 이창민의 크로스를 멘디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하지만 9분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다카기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모리와키가 밀어넣었다. 제주는 막판 대공세에 나섰지만 체력도, 시간도 부족했다. 다급한 제주는 경기 종료 직전 상대의 몸싸움에서 흥분까지 하며 자멸했다. 결국 제주의 여정은 16강에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