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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0 월드컵 대표팀이 '16강'에서 멈췄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30일 2017년 FIFA U-20 월드컵 16강전서 포르투갈에 1대3으로 완패하며 모든 경기를 마쳤다. 20일 기니전을 시작으로 포르투갈전까지 딱 11일 동안의 열전을 마감했다. 조별리그에서 기니(3대0)와 아르헨티나(2대1)를 연파했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잉글랜드전(0대1)에 이어 토너먼트 첫 관문 포르투갈전을 넘지 못했다. 4경기로 좀 짧았다. 신태용호의 이번 대회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실패
대회 전 목표를 높게 잡을 수 있다. 이상은 높았고, 현실의 벽은 높았다. 조별리그 2경기까지는 좋았지만 그 기세를 오래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홈에서 열린 '미니 월드컵'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아쉽다.
자신감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 축구에 다시 한번 큰 교훈을 주었다. '자신감'을 갖는 건 좋지만 그것 만으로는 세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다는 가르침을 또 배웠다. 신태용 감독은 대회 전부터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보였다. 20세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된 젊은 팀을 이끄는 지도자로 선수들과 소통도 잘 됐다. 신 감독은 경기 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아프리카 복병, 남미의 강호, 축구 종가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맞서겠다고 했고, 실제로 공격적으로 나갔다. 기니전과 아르헨티나전 초반까지는 생각대로 잘 통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전 후반부터 우리 선수들은 준비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허리에서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자꾸 상대에게 위험한 장면을 노출했다.
로테이션으로 선수를 기용한 잉글랜드전에서 한방을 얻어 맞았고, 조 1위를 놓친 한국은 포르투갈을 만나 골결정력에서 밀려 3실점했다. 불운과 수비 실수가 동시에 겹쳤다. 우리 공격수들은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1골은 안간힘을 쓴 끝에 얻었다.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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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와 백승호 등 이번 대회를 뛴 선수들은 우리 축구의 미래 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선 "이 선수 중 A대표로 성장하는 선수가 몇이나 될 지 모르겠다"고 다소 비관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21명 중 한국 축구를 이끌 자원이 있다는 건 분명한 소득이다.
바르셀로나 듀오 승우-승호는 해외 스카우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둘다 2골씩 터트렸다.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송범근도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앙 포워드 조영욱은 활발한 움직임과 등진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중앙 수비수이자 주장 이상민은 홍명보의 젊은 시절 향기를 풍겼다. 장신 수비수 정태욱도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미드필더 중에는 이진현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했다.
아직 이들에게 걸어갈 길이 많이 남았다. 따라서 지금 누가 조금 앞서 있는 건 큰 의미가 없다. 미래를 위한 꾸준하며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지도자와 대한축구협회도 큰 그림을 통해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