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소환' 전북, 레트로 매치 2대0 완승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4-23 16:50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는 23일 시계를 1999년으로 되돌렸다. 옛 추억은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끄집어낼 수 있었다. 양팀은 1999년 K리그에서 입었던 유니폼 디자인을 되살렸다. 일명 '레트로 매치'였다.

'1999년 소환'의 의미는 남달랐다. 1999년은 전북의 유니폼 메인 컬러가 녹색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던 해다. 또 이전까지 축구단을 후원만 했던 현대자동차가 직접 구단을 운영하게 된 첫 시즌이 1999년이었다. 전북이 1999년을 잊지 못하는 이유다.

특히 포항의 '시안블루 유니폼'을 추억할 수 있는 건 '라이언 킹' 이동국(38·전북)밖에 없었다. 199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했던 이동국은 유럽을 거쳐 2009년 전북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유니폼으로 이슈를 만든 양팀의 맞대결에선 전북이 웃었다. 전북은 전반 2분 정 혁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11분 김신욱의 추가골로 2대0 완승을 거뒀다.

K리그 클래식 1, 2위의 충돌은 다소 싱거웠다. 전북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왼쪽 측면에서 맞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 혁이 문전으로 강하게 밀어넣은 프리킥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북은 포항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전술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주포 양동현에게 패스가 가는 길목을 차단하고 수비시 포백라인과 중원 라인을 좁혀 양동현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없앴다.

양쪽 풀백의 과감한 오버래핑은 김진수와 최철순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정 혁 신형민 에델의 협력수비로 막아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그러면서 전북만의 '닥공'을 펼쳤다. 전반 34분에는 개인기가 좋은 고무열이 폭발적인 돌파에 이어 에델에게 완벽에 가까운 득점 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에델의 슈팅은 포항 골키퍼 노동진 선방에 막혔다. 전반 38분에는 아크 서클에서 날린 정 혁의 왼발 슛도 노동진 골키퍼가 선방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포항의 골문을 두드린 전북은 후반 11분 결실을 맺었다. 김보경의 개인기가 돋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진을 뚫은 김보경은 문전으로 땅볼 패스를 배달했다. 김신욱은 가볍게 툭 발을 대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전북은 득점을 위해 라인을 끌어올린 포항의 거센 반격을 역습으로 맞받아쳤다. 후반 39분에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최철순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자 김진수가 재차 달려들어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맞고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에서 상대 패스를 차단한 신형민이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돌파한 뒤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오른쪽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그래도 전북은 승점 3점을 따내면서 K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전북은 5승2무(승점 17)를 기록, 제주(승점 14)를 밀어내고 선두에 복귀했다. 전북은 올 시즌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네 차례 홈 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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