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보다 흥미로운 김도훈-김상식 '장외설전'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4-17 17:37


김상식 전북현대 코치, 김석현 인천 유나이티드 단장,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정성천 U20여자축구 감독이 17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스포츠경향, 스포츠동아,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제4회 축구인 골프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4.17/

17일 경기 여주 솔모로에서 진행된 축구인 골프대회.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인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어이구! 이게 얼마만이야!" "어떻게 지내고 있어?" 클럽 하우스는 '반가움'으로 가득 찼다.

눈에 띄는 '커플'이 있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47)과 김상식 전북 코치(41)다. 둘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서 고락을 함께했다. 당시 한국은 2승1패로 선전했으나 골득실에 밀려 3위에 머물러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또 인연이 닿았다. 2005년 성남에서 만났다. 마음이 잘 맞은 둘은 종종 골프를 치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하지만 김 코치가 2009년 전북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만날 기회가 줄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여섯살 차이 선후배. 1번 홀 티오프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김 감독이 "김 코치의 골프 실력이 상당하다. 축구 공부 할 시간에 골프 연습을 했던 모양"이라고 하자, 김 코치는 "김 감독이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응수했다.

두 남자의 '장외설전'은 골프 대결보다 흥미진진했다. 김 감독이 호쾌한 장타로 그린에 근접한 뒤 "김 코치가 있어서 그런가 공이 잘 맞네"라고 하자, 김 코치는 "첫 끝발은 뭐다?"라고 받아 쳤다.

초반 분위기는 김 감독 쪽으로 흘렀다. 샷이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지 않자 김 코치는 "아! 카메라!"라고 애꿎은 취재진을 탓하며 웃었다. 김 감독은 그런 김 코치 옆을 슬쩍 지나가며 "굿샷"이라고 읊조렸다. 김 코치는 '세모꼴' 눈을 뜨고 김 감독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잘 풀리지 않던 김 코치가 "아~ 오늘 빈 손으로 가겠네"라며 한탄하자, 김 감독은 "너 올 때도 그냥 빈 손으로 왔잖아"라며 핀잔을 줬다.


3번 홀까지 연속 파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던 김 감독. 또 김 코치를 꼬집었다. 김 감독은 "김 코치가 축구를 빨리 그만두고 골프했으면 세계적인 골퍼가 됐을 것"이라며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했다. 김 코치에겐 진심을 가장한 조롱으로 들렸다. 김 코치는 "갑자기 왜 그러시나. 이건 날 띄어주는 게 아니라 먹이는 것"이라며 취재진에게 "이거 나 먹이는거죠?"라고 하며 재차 확인했다.

같은 조에 있던 김석현 인천 단장은 "선수들과 함께 하려니 힘이 든다"며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저렇게 신경전도 하는 거 보니 선수는 선수"라며 웃었다. 정성천 여자 대표팀 코치도 "실력도 좋은데 입담도 만만치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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