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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있었다.
4전 전승(승점 12)을 거둔 장쑤는 조별리그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H조 1위로 16강에 선착했다. K리그의 제주 유나이티드와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의 승점은 4점에 불과해 두 팀이 전승을 해도 장쑤를 넘을 수 없다.
감바 오사카전이 또 다른 분수령이었다. 최 감독을 둘러싸고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장쑤는 ACL과 달리 슈퍼리그에서 초반 악재로 침체됐다. 리그는 지난달 문을 열었지만 단 1승도 없었다. 1무3패, 4경기에서 거둔 승점은 1점이었다.
외국인 감독의 운명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복잡한 국제 환경은 또 다른 덫이었다. 결국 결과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최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7일 리그 경기 후 "한 두번 겪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운명이다. '메원티(걱정하지 마라)'"라며 웃었다.
최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승부사 기질은 ACL에서 적중했고, 장쑤도 비로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리그의 경우 호흡이 긴 만큼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믿음도 섰다.
최 감독의 ACL 역사도 새롭게 채워졌다. 2011년 4월 FC서울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단 한 차례도 조별리그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서울에선 2011년 8강, 2013년 준우승, 2014년 4강 그리고 2015년에는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서울을 8강에 올려놓은 후 장쑤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장쑤에서 처음으로 ACL과 맞닥뜨린 최 감독은 올 시즌에도 'ACL 출전=16강 진출'의 등식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은 난징대학살 80주기를 맞아 팬들은 물론 최 감독도 더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숨통이 트였다. 최 감독은 다시 정규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ACL 16강 진출에 그치지 않고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최 감독이 걸어온 길이다. 그는 다시 재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