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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손흥민'이 아니다. '손흥민을 어떻게 쓰느냐'다.
'창사 쇼크'에서 가장 그리웠던 이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었다. '캡틴' 기성용이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간다면, 손흥민은 공격의 열쇠다. 왼쪽에서 중앙, 때로는 오른 측면까지 오가며 한국 공격을 이끈다. 그런 손흥민이 23일 중국과의 경기에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그의 부재는 곧 공격력 약화로 직결됐다. 슈틸리케호는 중국의 압박에 막혀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남태희(레퀴야) 황희찬(잘츠부르크) 등이 차례로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폭발력, 파괴력, 결정력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과는 0대1 패배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복귀가 곧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중국전은 내가 뛰었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들 내가 있었다면 하는 바람들이 있었지만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다. 중국전과 같은 '무색무취' 전술이라면 손흥민이 아니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들어가도 힘든 경기를 했을 것이다. 개인 플레이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단 한개의 유효슈팅도 때리지 못하며 최악의 경기를 펼쳤던 지난해 이란전(0대1 패)에서도 손흥민은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뻔히 보이는 상대의 견제에 맞서,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 손흥민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공격에 전념시키기 위해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손흥민의 동선을 열어주는 부분 전술이 필요하다. 특히 시리아처럼 수비력이 좋은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부분 전술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시리아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지닌 한국,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낸 경험이 있다. 단순한 1대1로는 뚫기가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답을 알고 있다. 그는 "지동원이 시리아전에 결장하지만 손흥민이 복귀한다. 한편으로는 손흥민이 투입되더라도 공이 연결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유기적인 조직력을 통해 움직여야 한다"고 전했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유기적인 조직력'을 만드는 것은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몫이다. 손흥민에게 더 많은 공을 전달하기 위한, 손흥민이 편하게 볼을 받기 위한, 손흥민이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전술이 완성해야 한다. 손흥민에게만 맡겨서는 '창사 쇼크'가 재연될 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