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
"곽희주! 곽희주!"
11일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그라운드에는 '곽대장' 곽희주(36)를 상징하는 등번호 '29'를 단 29명의 팬이 들어섰다. 그 사이로 '레전드' 곽희주가 아내와 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모습을 드러냈다.
2003년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곽희주는 해외 리그에서 뛰었던 2014년을 제외하고 13년 동안 수원을 지켰다. 그는 어린 시절 사고로 왼쪽 시력을 거의 잃었지만, 특유의 투혼과 근성있는 플레이로 K리그(2004, 2008년)와 FA컵(2009, 2016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9년과 2012년에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기도 했다. 곽희주는 지난해 선정한 '수원 20주년 레전드'에 뽑히며 자타공인 수원의 전설로 기록됐다.
이날 공식 은퇴식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와 고별하는 곽희주는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수원 응원단은 물론이고 원정팀 전북 응원단까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서정원 감독 역시 "곽희주는 후배들의 본보기"라며 "언젠가 다시 수원에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훌륭한 지도자가 돼 좋은 선수를 양성할 것으로 믿는다"고 그의 앞날에 박수를 보냈다.
수원의 '영원한 캡틴'으로 남을 곽희주는 팬들의 박수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며 "사랑한다"고 안녕을 고했다.
수비수로서 늘 그라운드 최후방에 위치했지만, 그 누구보다 빛났던 곽희주는 이제 수원을 가슴에 묻고 새 출발에 나선다. 곽희주는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모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지만, 앞으로 멋진 지도자가 되겠다. 사랑으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더 밝은 내일을 약속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