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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무엇이 대한항공을 이토록 강하게 만든 것일까. 확실한 '토종 주포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김학민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34세로 비교적 많은 나이지만 꾸준한 자기관리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높은 점프를 자랑한다. 여기에 박 감독의 전술까지 더해져 대한항공의 '최종병기'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도입된 첫 시즌이다. 외국인선수의 기량 저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외국인선수들이 있지만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토종 에이스의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다.
강팀의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세터의 능력이다. 그간 세터는 한선수(대한항공) 유광우(삼성화재)가 양분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강민웅(한국전력) 김광국(우리카드) 황택의(KB손해보험) 등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와 신예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세트당 평균 수치를 따지면 강민웅(11.125개) 김광국(11.024개)이 1, 2위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자질이 있다. 안정감과 경기운영이다.
한선수와 노재욱(현대캐피탈)이 좋은 예다. 두 세터는 탁월한 볼 배분과 상황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팀을 진두지휘한다. 단순히 공격수에게 실탄을 제공하는 그 이상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올 시즌 돌풍의 팀으로 거듭난 한국전력과 우리카드가 부족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강민웅과 김광국이 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복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 아쉬운 판단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리그 후반 들어 경기력이 저하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