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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슈틸리케호가 중국 창사에서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3월 재개된다. 반환점을 돈 최종예선 2라운드 무대이자 올 해의 첫 상대는 중국이다. 일정이 확정됐다. 슈틸리케호는 3월 23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각) 중국 창사의 허룽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열린 최종예선 1~5차전에서 사선을 넘나들었다. 삐걱, 삐걱에 이은 안도였다. 최종예선 첫 상대가 중국이었다. 하지만 찜찜한 미소였다. 3-0으로 리드하다 순식간에 2골을 허용하며 3대2로 간신히 승리했다. 그리고 내전으로 자국에선 경기를 할 수 없는 시리아를 중립지역에서 만났지만 득점없이 비겼다.
슈틸리케호는 3차전에서도 흔들렸다. 카타르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역전, 재역전 끝에 3대2로 이겼다. 이어 이란 원정에선 0대1로 패하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리아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였고, 한국은 A조 3위로 추락했다. 우즈베키스탄(우즈벡)과의 5차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가 걸린 '단두대 매치'였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우즈벡에 2대1로 역전승하며 2위를 탈환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각 조 1, 2위가 월드컵에 직행, 3위는 플레이오프(PO) 나락으로 떨어진다. 3위는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위치다. B조 3위와 PO를 거친 후 북중미 팀과의 대륙별 PO도 치러야 한다. 슈틸리케호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1위 이란(승점 11·3승2무), 2위 한국(승점 10·3승1무1패), 3위 우즈벡(승점 9·3승2패)이 승점 1점 차로 줄을 서 있다.
그래서 올 해의 첫 대전인 중국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데 한-중 축구의 동상이몽이 팽팽하다. 중국은 승점 2점, 2무3패로 A조 최하위에 포진해 있다. 사실상 월드컵 진출이 물건너갔다. 그러나 소방수로 등장한 이탈리아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변수다. 리피 감독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중국 축구와도 친숙하다. 2012~2014년 광저우 헝다를 지휘하며 슈퍼리그 우승은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정상에 입맞춤했다.
리피 감독은 월드컵 진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월드컵을 떠나 안방에서 한국은 이겨야 한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모든 준비도 마쳤다. 중국은 최근 칠레,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를 홈으로 초대해 차이나컵을 개최했다. 중국은 아이슬란드에 0대2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크로아티아와의 3~4위전에선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국을 창사를 불러들인 것은 '초심'이다. 창사는 마오쩌둥의 고향으로 건국의 혼이 숨쉬고 있다. 격전지인 허룽 스포츠센터의 허룽은 10대 원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7년 그의 이름이 스타디움에 내걸렸다. 허룽 스포츠센터는 5만5000석 규모다. 광적인 응원으로도 악명이 높다.
한국도 중국전이 러시아행의 분수령이다. 원정에서 중국의 거센 도전을 잠재우면 앞 길이 평탄하다. 반면 만에 하나 이변의 희생양이 될 경우에는 또 한번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게 된다. 걱정도 있다.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경고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한다. 플랜B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슈틸리케호는 중국전에 이어 닷새 후 안방에서 시리아와 7차전을 갖는다. 여전히 안갯속인 러시아로 가는 길, 중국전 성패에 한국 축구의 미래가 달려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