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공석상태 표류하는 인천 이번엔 과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12-25 18:39





바람 잘 날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연말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2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가 중심이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병일 전 인천시 행정부시장(64)의 상임이사 선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정 전 부사장이 임시 주총에서 상임이사로 선임되면 대표이사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임시 주총 이후 내년 1월 초 구단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최종 승인하는 과정만이 남는 데 이는 사실상 통과 의례인 데다 정 전 부시장이 지난 9월 구단 이사회에서 새 이사로 추천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 구단은 1개월 가까이 대표이사 공석 상태로 운영돼 왔다. 지난 1일 박영복 대표이사가 돌연 사직하면서 안팎으로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박 대표는 당시 구단 회의를 통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클래식 잔류, 감독 선임 등 큰 숙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며 갑작스러운 사임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 대표가 자진 사퇴를 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천이 한때 최하위로 떨어지는 위기를 딛고 클래식 잔류를 지휘했고 야당 출신 중립적 성향의 인사로서 축구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취임 후 구단 클럽하우스 훈련장을 거의 매일 찾아다니며 선수단과의 스킨십을 강화해 선수들로부터 적잖은 호감을 받아왔다. 여기에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선수 수당 등을 현실화하기 위해 누구보다 선수 편에서 지원하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전 대표이사들과도 비교될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했던 그가 갑작스레 떠나면서 보이지 않는 외부의 입김에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8월 말 최하위 위기 탈출을 위해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의혹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구단은 "조동암 정무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키로 했다. 비대위는 향후 인천 구단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모든 지원' 대책을 강구키로한 비대위가 구단 운영에 간섭하고 대표이사 체제를 흔드는 선까지 개입한 게 아니냐는 후문이 돌았다.

여기에 구단이 이기형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승격시키는 과정에서 절차 등의 문제를 놓고 유정복 인천시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갈등을 겪었다는 징후가 포착되기도 했다. 박 대표 사임 이후 신임 대표이사에 대해 정치적 입김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와는 거리가 먼 정 전 부시장이 내정됐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특정 정치색을 띠지 않고 행정가로서 능력은 뛰어나지만 체육 관련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도 이런 약점으로 인해 갑론을박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시민주주 등 일반 주주와 지역 쳬육인들은 축구나 체육계 경험자의 대표이사 선임을 선호하고 있다. 인천 구단은 특성상 후원사 등 이른바 '돈'을 끌어오는 능력도 중요한 데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정 전 부시장이 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임시 주총에서 한바탕 소용돌이가 또 불어닥칠 수 있다는 게 구단 안팎의 우려다.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진통을 겪어 온 인천이 모든 과정을 무사히 넘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