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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했다. 정말 기쁘다."
승장 서정원 수원 감독의 말이다.
경기 뒤 서 감독은 "서울과의 슈퍼매치라서 팬들께 좋은 기억이 된 것 같다. 우리가 쉽게 우승컵을 가지고 가지 않게 서울이 끈질기게 따라왔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좋은 경기했다. 결승전다운 경기를 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경기 마지막에 우리가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했다. 올해 이런 경기가 상당히 많았는데 그게 생각나서 힘들었다. 그러나 자신은 있었다. 선수들에게 연장 끝나고 나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냉정하자고 했다"며 연"장에서 마지막까지 가서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힘든 시즌이었다. '전통의 명가' 수원은 올 시즌 중하위권을 헤맸다. 결국 2013년 스플릿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그룹B로 내려앉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서 감독은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힘든 시간은 처음이었다. 생각을 많이 했다"며 "리듬이 끊기니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소통을 하고 팀을 하나로 모아서 마지막에 우리 자존심을 지키자는 말을 많이 했다. 그게 하나로 뭉쳐서 위기 상황에서 극복한 것 같다. FA컵에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얘기했는데 우승으로 연결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서 감독은 지도자 커리어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동시에 선수와 감독으로 FA컵 정상에 오른 두 번째 인물이 됐다.
서 감독은 "선수시절 FA컵 우승 때도 기뻤다. 주장으로 우승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때와 지금은 비교할 수 없다. 지금이 훨씬, 올해는 너무 간절했다"며 "우리 팬들이 6년 동안 우승컵이 없어서 굶주려 했다. 그런 것을 생각할 때 이번 우승이 더 기쁘다"고 말하며 웃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