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프로연맹 부총재, 북한 한은경 AFC 집행위원과 어떤 얘기 나눴나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11-28 20:02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남북 클럽이 대결을 펼칠 날이 올까.

26일(이하 한국시각) 전북이 포효했다. 전북은 아랍에미리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알 아인과의 2016년 ACL 결승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지난 19일 결승 1차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던 전북은 1, 2차전 합계 3대2로 ACL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2006년 이후 10년만에 아시아의 왕좌를 되찾았다. 전북이 새 역사를 쓰던 순간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북한의 한은경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이 관중석에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 화제가 됐다. 28위 귀국한 허 부총재는 "한 위원과는 구면이다. AFC에 방문했을 때 몇 차례 인사를 나눴던 사이"라고 했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 허 부총재는 "중요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었다. 축구를 통한 남북 교류와 같은 큰 일들은 우리 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 서로 꺼내지 않았다"며 "전북과 알 아인의 경기와 관련된 이야기나 덕담을 주로 나눴다"고 했다.

허 부총재는 한 위원이 은연 중 남한 축구를 부러워하고 있음을 느꼈다. 허 부총재는 "한 위원이 전북 경기를 보면서 '남한과 북한 합쳐서 우리 민족이 축구에 좋은 소질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북한 팀들은 ACL에 못 나오고 있다. 한 위원이 남북한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북한도 AFC 주관 대회에 나오려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허 부총재의 말대로 북한은 그동안 AFC 주관 클럽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ACL의 2부 격에 해당하는 AFC컵에도 나서지 않았다. AFC컵은 AFC 가입국 중 '개발도상국'으로 결정된 국가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AFC컵에 출전하기 위해선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최소 2개 이상의 유스팀과 팀 닥터, 물리치료사, 소속 선수들의 정식 계약서를 갖춰야 한다. 즉, 프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AFC는 지난달 24일 북한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AFC 관계자와 북한 내 44개 구단 단장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AFC컵 출전 자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북한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내년 새로운 프로리그를 출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프로리그 수준을 향상시키면서 AFC 클럽 대회 기준을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K리그 구단과 북한 클럽이 ACL에서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북한 구단이 AFC컵에서 우승하면 ACL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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