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손흥민의 정직한 골시계 '침묵하면 지고, 터지면 이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11-14 17:59



터지면 이기고, 침묵하면 진다.

우즈벡전을 앞둔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 이야기다.

A대표팀은 손흥민의 활약에 따라 춤을 췄다. 손흥민이 맹활약을 펼친 중국전과 골을 터뜨린 카타르전에서는 3대2 승리를 거뒀지만, 그가 빠진 시리아전(0대0 무)과 침묵한 이란전(0대1 패)에서는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15일 우즈베키스탄전의 해답도 여기에 있다. 결국 '해결사' 손흥민이 해줘야 한다.

손흥민은 A대표팀의 '골든 보이'다. 돌아보면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만들어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2013년 3월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버저비터골을 비롯해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도 호주와의 결승전 동점골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무너질 수 있었던 카타르전의 승리를 결정지은 것도 손흥민의 골이었다. 손흥민도 "(큰 경기에서 강한)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하지만 한방은 나의 무기라는 점을 항상 떠올린다"고 했다.

이번 우즈벡전은 그 한방이 가장 절실한 경기다. 다행히 우즈벡전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호주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2골을 넣었다. 당시 손흥민은 골가뭄을 겪고 있었다. A매치 9경기 연속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우즈벡전에서 이를 해갈했다. 지금 손흥민은 잠잠하다. 9월 4골을 터뜨리며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뽑혔던 손흥민은 10월 들어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7경기째 침묵중이다. 손흥민의 부진과 함께 토트넘도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빨리 이 침묵에서 벗어나야 한다. 손흥민은 A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소속팀에서 부활한 적이 여러차례 있다. 우즈벡전을 기분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무대는 마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우즈벡전을 앞두고 '황태자' 이정협(울산)을 재발탁했다. 2선 공격을 극대화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공간 활용과 연계 능력이 좋은 이정협을 활용해 2선에 포진한 유럽파들의 득점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 계획의 중심에는 단연 손흥민이 있다. 왼쪽에 주로 포진하는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며 때리는 오른발 슈팅은 손흥민의 전매특허다. 최악의 부진을 보인 이란전에서는 최전방 움직임 부재로 손흥민의 플레이까지 죽어버렸다. 이정협의 가세로 손흥민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

몸상태도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지난달 6일 카타르전에서 다친 오른 발목의 부상 여파가 남아있다.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 당시 "발목을 다친 것은 맞다. 치료를 받으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정상 훈련보다는 재활에 전념했다. 캐나다전에도 나서지 않았다. 위험부담을 안고 가지 않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었다. 다행히 손흥민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12일부터 정상훈련을 진행했고, 이후 전술훈련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잉글랜드, 러시아, 한국, 이란 등을 오가며 강행군을 펼쳤던 손흥민은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통증은 이제 거의 없다. 컨디션은 좋다"고 웃었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손흥민의 발끝에 우즈벡전 성패가 달려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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