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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들의 성향은 비슷하다. 가장 힘겨운 시기에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잘 아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이정협과 차두리는 슈틸리케호 1기의 핵심이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당시 챌린지(2부리그) 상주 소속이었던 이정협은 5골을 터뜨리면서 무명에서 스타로 거듭났다. 차두리는 팀내 최고참으로 선수들의 구심점과 동시에 능숙한 독일어를 앞세워 슈틸리케 감독과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대반 우려반 출항한 슈틸리케호는 출범 3개월 만에 치른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안착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밝았던 빛도 조금씩 흐릿해졌다. '군데렐라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정협은 올 시즌 임대 신분으로 뛴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서 30경기 4골-1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지난해 현역 은퇴한 차두리는 독일에서 지도자 수업 중이었다. 부실한 경기력과 안일한 상황 인식으로 뭇매를 맞았던 슈틸리케 감독이 우즈벡전을 앞두고 둘을 호출하자 또 한번 논란이 일었다. 이정협은 경기력, 차두리는 시기가 문제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뒷공간을 파고 드는 움직임이나 2대1을 통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하다. 이정협은 과거 상주와 아시안컵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차두리를 두고도 "얼마전 은퇴했기에 선수에 더 가까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필드 밖에서도 다른 문화권에서 온 나와 선수들 사이 교감에서 큰 장점을 보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골'과 '스쿼드 장악'이라는 지향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슈틸리케호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소집돼 11일 오후 8시 천안서 열릴 캐나다와의 평가전 및 우즈벡전 담금질에 돌입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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