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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더 이상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 아니다.
최용수 장쑤 쑤닝 감독은 '한류의 진원지'였다. 부담을 감수하고 택한 도전이었다. 지난 7월 1일 지휘봉을 잡을 당시 장쑤는 6위였다. 대행 체제 속에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엔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최 감독은 중국인 코칭스태프들과의 상생을 추구하면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팀에 녹이며 빠르게 선수단을 장악해 나아갔다. 신뢰로 구축된 힘은 올 시즌 2위라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장외룡, 박태하 감독은 슈퍼리그 데뷔 첫 시즌을 무난하게 마무리 했다. 지난해 12월 충칭 리판에 취임하며 3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장 감독은 특유의 '분석 축구'를 앞세워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던 충칭의 체질을 단단하게 바꿔놓았다. 갑급리그(2부리그) 승격 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던 옌볜푸더의 박 감독 역시 뚝심 있는 지도력을 바탕으로 중위권을 수성하면서 '잔류 및 중위권 수성'이라는 슈퍼리그 첫 시즌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홍명보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은 유일하게 웃지 못한 한국인 지도자다. 막판 3경기서 모두 무승부에 그치면서 결국 리그 15위로 시즌을 마무리, 다음 시즌을 갑급리그에서 시작한다. 중국 현지에선 홍 감독이 '투자 없는 유스 정책'의 희생양이 됐다는 평가다. 결과를 떠나 팀 분위기나 경기력 모두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항저우 구단 역시 홍 감독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인 감독들이 좋은 성과 뿐만 아니라 팀 운영 면에서도 여타 외국인 지도자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가치도 그만큼 올라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성비 최고' 한국인 사령탑들의 거침 없는 활약 속에 중국 축구 내의 '한류 열풍'은 향후 더욱 거세게 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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