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송경섭 감독이 입을 열었다.
송 감독은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송 감독은 상주전을 이틀 앞두고 전남 감독으로 선임됐다. 전임 노상래 감독은 수석코치로 보직을 바꿔 상주전부터 송 감독을 보좌했다.
지난해 FC서울에서 코치직을 맡았던 송 감독은 최근까지 대한축구협회(KFA) 전임강사로 지도자 순회교육을 해왔다. 송 감독은 "경남 양산에서 교육 중 구단의 연락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게 됐다. 사실 전남이 그동안 치러온 경기를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프로 무대에 노크하고자 할 계획은 있었다"며 "지도자 교육을 해오면서 '좋든 싫든 경험은 결국 좋은 추억이 된다'고 강조해왔다. (전남 감독을 맡은 것도) 나 스스로 내공과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내가 할 이야기는 별로 많지 않을 듯 하다"면서 "나는 지도자 교육과 자격증 발급을 담당해왔다. 사실 내년에는 이런 문제(K리그 감독들의 P급 자격증 보유 여부)가 불거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 시기가 빨리 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격증에 대해 당사자 스스로 미리 대비를 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 현실도 있다. 비난 보다 이해를 바라는 이유"라며 "문제가 불거진 만큼 내년부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맡은 만큼 선수단 파악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선임 이틀 만에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도 어찌보면 무리다. 수석코치 신분이 된 노 감독과의 소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당연히 선수단 파악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전남이 그룹A까지 오는 과정을 노 코치가 이끌어 온 만큼 능력도 인정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기존 틀을 크게 바꾸기 어렵다. (그룹A서 치를) 5경기를 통해 내 색깔을 보여주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계속 소통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분위기가 낮설긴 나와 노 코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흔들리면 안된다. 노력을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팀을 만들고 승부를 보는 지도자의 욕심은 송 감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했다. 송 감독은 "(지도자 데뷔 과정에)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스스로 구상을 할 시간이 없었고 발을 맞추기도 급박한 상황이었다"면서도 "나는 현역시절 크게 빛을 보진 못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 성공 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왔다고 생각한다. 지도자 교육을 하면서 '유명한 선수가 무조건 훌륭한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해왔다. (전남 감독직을 맡아) 제자들에게 내가 강조해온 부분을 증명하고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면과제는 전남의 성공이다. 송 감독은 "그룹A에서의 싸움은 매 경기가 쉽지 않다"며 "선수들에게 우리의 목표(ACL)를 생각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전남이 이어온 라인업이나 전술을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팀을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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