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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한국 대 카타르의 경기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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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6일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가장 뜨거운 함성이 한 선수에게 집중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접수한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었다.
손흥민은 현재 영국에서 가장 '핫'한 공격수다. 시즌 첫 경기였던 9월10일(이하 한국시각) 스토크시티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린 것을 시작으로 2일 '최강' 맨시티에 시즌 첫 패배를 안긴 EPL 7라운드 도움까지. EPL과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7경기에서 5골-2도움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9월, 손흥민은 각종 평가에서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영국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뽑는 'EPL 9월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가 매주 발표하는 선수 '파워랭킹'에서도 1위에 올랐다. EPL 공식 사무국은 손흥민을 'EPL 9월의 선수' 후보로 선정했다.
EPL을 정복한 손흥민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계속 이어졌다. 연습할 때 부터 그랬다. 슈팅 한번에 함성이 쏟아졌다. 경기에 들어서자 함성은 한층 더 커졌다. EPL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달라는, 답답했던 지난 시리아전의 갈증을 풀어달라는 팬들의 기대가 함성 속에 뭉쳤다.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예고대로 왼쪽 측면에 포진했다. 최근의 뜨거운 기세는 A대표팀 유니폼을 갈아입고도 이어졌다. 자신감 넘치는 돌파로 왼쪽을 지배했다. 시리아 선수들이 2~3명 에워싸도 당황하지 않았다. 무리하지 않고 영리하게 동료들에게 볼을 연결했다. 전반 11분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첫번째 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은 수비수들을 이끌고 계속해서 공간을 만들었다.
그래도 2% 아쉬웠다. 최근 유럽에서 보여줬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동선이 측면으로 제한되며 토트넘에서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슈팅 기회를 만드는 손흥민 특유의 움직임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제한된 움직임 속에서도 기어코 골을 만들어냈다. 가장 골이 필요한 순간, 손흥민의 스타성이 빛을 발했다. 2-2로 팽팽한 후반 13분,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감아차기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날 날린 첫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득점 후 손흥민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관중석을 향해 여러차례 환호를 유도했다. '내가 있는 한 절대 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긴 '에이스'의 몸짓이었다.
홍정호(장쑤 쑤닝)가 퇴장당한 후반 20분 이후에는 '절친' 김신욱(전북)과 투톱을 이뤘다. 숫자가 부족한 상황에도 날카로운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긴장시켰다. 최근 강행군의 여파로 후반 막바지 체력저하로 움직임이 현저히 둔해졌지만 카타르 수비는 과감히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카타르가 숫적 우위를 누리지 못한 것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힘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2분 김보경과 교체아웃됐다. 팬들은 최고의 모습을 보인 '에이스'에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그렇게 '토트넘의 에이스'는 수원땅에서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빛났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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