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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캡틴'의 위엄 아내 한혜진 앞에서 더욱 빛났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10-06 22:12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한국 대 카타르의 경기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초반 기성용이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06/



"여보, 봤지?"

선제골을 터뜨린 기성용(27·스완지시티)이 하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이유는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수원월드컵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명쾌하게 확인됐다. 기성용의 아내이자 탤런트인 한혜진의 얼굴이 관중석 사이에서 클로즈업 돼 있었다. 관중이 환호를 보냈고 한혜진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활짝 웃었다.

기성용은 자랑스런 남편이자 자랑스런 리더였다. 아내 앞에서 뿐 아니라 축구팬들 앞에서도 기성용은 '캡틴'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6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카타르와의 경기를 치른 슈틸리케호는 사실 이전 2차전보다 크게 향상된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 '캡틴' 기성용의 존재는 더욱 빛났다. 기성용은 이날 2선 공격라인을 지휘했다. 더블 볼란치로 나섰던 지난 1, 2차전과 달리 기성용을 끌어올린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전반 11분 그림같은 선제골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에 화답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바깥에서 도사리던 그는 손흥민이 공을 내주자 오른발로 낮게 깔아차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교하게 갈랐다.

페널티킥 실점으로 태극전사들이 다소 처진 모습을 보이자 파이팅을 자극하기 위해 '총대'도 멨다. 전반 34분 수비에 가담해 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기성용의 발에 걸려 넘어진 카타르의 후니오르가 한동안 일어나지 않자 항의하다 바르보사와 충돌 직전의 신경전을 벌였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이 단체로 실랑이를 벌였다. 주장이 경쟁심을 자극하자 태극전사들은 다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1-2로 뒤지던 전반 종료 직전에는 땅을 쳤다. 장현수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슛을 시도한 것이 K.모하메드의 왼팔에 맞았는데 주심이 미처 보지 못했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허사였다. 기성용은 전반이 끝난 뒤 당황한 선수들을 안정시키며 후반 파이팅을 유도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2로 뒤진채 전반을 마쳐 당혹스러웠는데 성용이 형이 잡아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전반 막판 오심에 화가 났던 기성용은 후반 13분 손흥민의 결승골 어시스트로 통쾌하게 분풀이 했다. 아크 왼쪽에서 전진패스를 받자마자 왼쪽으로 돌아들어가는 손흥민에게 찔러준 패스가 일품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위기 상황에서 '캡틴'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후반 21분 홍정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자 중앙 수비수로 변신했다. 세트피스 수비 도중 상대선수와 충돌해 잠깐 실려나갔지만 오뚝이처럼 되돌아 와 한국의 신승을 끝까지 지켜줬다.

카타르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모습들이 나오지 않도록 준비 잘 해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다짐했던 기성용. 공격과 수비에서의 만점 활약으로 약속을 보란듯이 지켰다.

지난 8월 기초군사 훈련 후 경기력이 저하됐다는 평가 속에 소속팀에서도 출전 시간이 줄어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시련도 수원 하늘에 함꼐 날려버렸다.

기성용이 쓰러졌을 때 당장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던 한혜진은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향하는 '캡틴' 남편을 큰 박수로 맞이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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