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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이다.
시작은 울산이었다. 중요한 일전이었다. 당시 제주는 승점 40점으로 4위, 울산(승점 41)은 3위였다.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승점 6점 매치'였다. 1대1로 비겼다. 최상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니었다.
두 번째 상대는 리그 2위 서울이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했다. 0대0으로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역시 최상도, 최악도 아니었다.
제주는 어떨까. 리그 30경기서 51골을 넣었다. 전북, 서울(55골)에 이어 세 번째로 강력한 득점포를 갖췄다. 한데 수비력은 그에 못 미친다. 47골을 헌납했다. 리그 최다 실점이다. 최하위인 12위 인천(42실점)보다도 많은 골을 허용했다.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제주의 열세가 점쳐진다. 그러나 주목할 점이 있다. 최근 제주의 행보다. 제주는 리그 4경기 무패(2승2무)다. 원동력은 견고해진 수비다. 제주는 지난 4경기에서 1골만 내줬다. 특히 지난 라운드 서울전 무실점 경기는 고무적이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그동안 실점이 많았다. 최다실점팀이란 불명예도 안고 있었다. 그런데 공격이 강한 서울을 상대로 골을 내주지 않았다"며 "승리하지 못해 아쉽지만 강팀 원정경기에서 무실점한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확 달라진 제주의 최후방. 비결은 스리백 전환이다. 제주는 그동안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제 백동규-권한진-이광선으로 구성된 스리백을 가동하고 있다. 조 감독은 "우리는 공격이 좋은 팀이다. 많은 실점이 문제였는데 제주의 색깔을 살리면서 수비를 강화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스리백 전환 초반에는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정 운 안현범 등 좌우 윙백들도 제 몫을 해주며 수비라인이 한층 더 견고해졌다. 조 감독은 "전북은 리그 최강팀이다. 우리도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동시에 실점을 하지 않아야 승점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절대 1강' 전북을 넘기 위한 제주의 도전. 관건은 무실점 수비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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