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이어야 하는 시리아전, 키는 기성용이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9-05 21:05


한구과 중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이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기성용이 중국 정쯔의 공을 뺏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9.01/

"밀집수비를 깨려면 더 직선적인 공격을 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공개한 시리아전 해법이다. 슈틸리케호는 6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시리아까지 잡는다면 최종예선 초반 레이스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

한국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1차전에서 3대2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얻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2실점한 수비진은 물론 3골을 넣은 공격진도 불만 투성이었다. 예상된 밀집수비를 넘을 수 있는 확실한 루트가 보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전에서 후반 중반까지 점유율이 70%를 넘었지만 상대적으로 공격 과정에서 따낸 코너킥은 1개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과감한 공격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팀트웰브의 분석 결과, 중국전에서 한국은 총 473번의 패스를 시도했지만, 공격지역에서 한 패스는 절반도 되지 않는 218번이었다. 후방에서 볼을 돌린 횟수가 훨씬 많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 필승책으로 '직선적인 플레이' 즉, 빠른 공격을 강조하고 나섰다. 시리아는 중국보다 더 수비적인 팀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서도 무게중심을 뒤에 두고 경기를 했다. 좌우윙백도 오버래핑 보다는 자리를 지켰고, 수비형 미드필더들도 포백을 보호하는데 집중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보다 한수 위인만큼 더 두터운 벽을 쌓고 경기를 할 공산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현지 훈련에서 미드필드부터 측면까지 이어지는 빠른 패스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미니게임에서도 두 번 이상의 볼터치를 하지 못하게 하며 빠른 패스 감각을 키웠다.

직선적인 축구의 성패는 과감한 침투와 이에 맞춘 빠른 패스에 달려있다. 2선 공격수들이 상대 진영으로 침투했을때 얼마나 빠르고 날카롭게 볼을 넣어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으로 복귀했지만 대표팀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등 침투에 능한 2선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결국 패스를 넣어줘야 하는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간 슈틸리케호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온 기성용은 중국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기성용은 군사훈련의 여파로 프리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후유증이 남아있는 듯 했다. 특유의 키핑력과 활동력, 그리고 날카로운 패스가 실종됐다. 단 53회의 패스에 그쳤다.

기성용이 살아나야 한다. 그는 공수 조율은 물론 공격 기회까지 만들어내는 찬스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기성용의 정확한 롱패스는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하는 직선적인 공격에 가장 어울리는 옵션이다. 한번에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다. 제 아무리 밀집수비라고 하더라도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넘어오는 볼에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시리아전 해법은 정해졌다. 키는 기성용이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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