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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함 강조한 황선홍, 골폭죽으로 화답한 서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8-17 21:53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가장 즐겨 쓰는 단어는 '냉정함'이다.

칭찬을 경계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현역시절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었던 그의 지도자 생활 초반은 영광과 거리가 멀었다. 감독 6년차였던 2012년 친정팀 포항에서 FA컵을 제패하며 비로소 꽃을 피웠다. FC서울을 맡은 지 한 달 만에 '감'을 잡았다. 공수 전반의 변화를 이끌면서 자신 만의 색깔을 입혔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을 압도하는 공격력으로 시즌 첫 슈퍼매치 승리, K리그 클래식 4연승을 낚았다. 하지만 그는 '냉정함'을 강조했다. "선수들이 노력해 주는 부분은 고맙지만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다. 더 노력해야 한다." '가장 좋을 때 위기에 대비한다'는 그만의 철학엔 흔들림이 없었다.

황 감독이 강조한 '냉정함'에 서울 선수들은 '골폭죽'으로 답했다. 서울이 전남을 꺾고 5연승 신바람을 냈다. 서울은 17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가진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에서 4대1로 대승했다. 전반 26분 데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고, 5분 만인 전반 31분 박주영이 페널티킥 기회를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 9분엔 고광민의 도움을 받은 데얀이 또 폭발했다. 4분 뒤인 후반 13분엔 '슈퍼매치 결승골'의 주인공인 윤일록이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전남전 승리로 서울은 5연승에 골인했다.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4일까지 6연승을 내달리며 구름 위를 걸었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전남은 안방에서 서울을 상대로 배수의 진을 쳤지만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자일의 페널티킥 만회골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승점 49로 2위 자리를 지켰다. 전남은 이날 수원 삼성(승점 29·10위)과 1대1로 비긴 포항(승점 32)에게 8위 자리를 내주며 9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선두 전북 현대는 인천 원정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32분 터진 김신욱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3대1로 역전승 했다. 전반 36분 벨코스키에게 그림같은 오른발 발리슛으로 리드를 내준 전북은 후반 시작 2분 만에 이종호의 왼발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6분 에두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김신욱은 수비수 세 명을 기막히게 속이는 볼 트래핑에 이은 오른발슛으로 인천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김신욱은 후반 45분 로페즈의 쐐기골까지 도우며 1골-1도움으로 맹활약 했다. 인천전 승리로 전북의 무패 행진은 27경기(16승11무·승점 59)가 됐고, 2위 서울과의 승점차로 10점으로 유지했다. 인천(승점 24)은 제주(승점 34·7위)를 5대3으로 꺾은 꼴찌 수원FC(승점 22)와의 격차가 줄어들며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상위권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울산 현대-상주전에선 원정팀 상주가 웃었다. 울산이 전반 막판 멘디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상주는 후반에만 3골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3대2로 이겼다. 울산은 후반 48분 김승준이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점수차를 좁혔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상주는 승점 39(47득점)으로 울산(승점 39·29득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득점 우선 규정(승점이 같을 경우 팀 득점수 우선)에 따라 3위가 됐다. 울산은 4위에 자리를 잡았다.

광주는 성남 원정에서 1대0으로 이기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광주는 승점 35로 6위, 성남은 승점 38로 5위에 자리를 잡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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