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중위권 판도 가를 4연전의 시작, 누가 웃을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8-09 18:26



지구촌이 2016년 리우올림픽 열기로 후끈하다.

K리그 클래식은 열기를 잠깐 식혔다. 7월에만 6경기를 치렀던 클래식은 지난달 31일부터 짧은 휴식기를 가졌다. 23~24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를 FC서울(승점 40·2위)과 전북 현대(승점 52·1위)가 일정을 앞당겨 지난 3일 각각 성남(승점 34·5위), 울산 현대(승점 35·25득점·4위)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 이후 1주일 간의 꿀맛 휴식으로 지친 몸을 달랬다.

숨고르기를 마친 K리그. 열전이 다시 시작된다. 클래식은 10일 24라운드를 시작으로 21일 27라운드까지 팀당 3~4일 간격으로 4연전을 갖는다. 최대 화두는 중위권 전쟁이다. 3위 상주(승점 35·41득점)부터 10위 수원 삼성(승점 27)까지 8팀 속한 중위권 그룹은 대혼전이다. 이번 4연전을 통해 33라운드 이후 1~6위 팀이 모이는 스플릿 그룹A와 7~12위 팀의 그룹B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4연전의 첫판인 24라운드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얄궂은 스승과 제자의 만남

안방에서 서울을 상대하는 상주의 조진호 감독은 '애제자' 아드리아노와의 만남에 싱숭생숭한 눈치다. 조 감독은 2014년 당시 챌린지(2부리그) 소속의 대전 사령탑으로 아드리아노를 영입, 득점왕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아드리아노는 대전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서울로 이적해 클래식을 대표하는 킬러로 거듭났다. "만약 외국인 입대가 허용된다면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아드리아노"라고 한 조 감독의 농담 속에는 진심과 애정이 담겨 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사제의 정과 감상은 사치다. 수원FC전에서 연패를 끊은 상주는 이번 서울전이 분수령이다. 서울과의 승점차를 좁히는 것 뿐만 아니라 그룹A행 굳히기를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서울은 황선홍 감독 취임 후 처음으로 연승에 성공했다. 7월 한 달간 징계로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8월 첫 경기였던 성남전을 통해 복귀한 아드리아노는 상주전 득점으로 황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할 처지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스승과 제자가 칼을 겨누고 있다.

반전의 외인카드, 그들 못잖은 국내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지난달 클래식 무대를 밟은 성남의 실빙요와 전남(승점 28·27득점·9위)의 자일은 탄천벌서 한판승부를 펼친다. 실빙요는 K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서울전에서 마수걸이골을 터뜨리며 만만치 않은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7월 초 전남 입단 직후부터 곧바로 투입된 자일은 5경기서 3골-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중동 무대로 이적한 티아고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되는 실빙요는 성남의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을 털어줄 히든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단숨에 전남 공격의 핵으로 떠오른 자일은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남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광주(승점 28·29득점·8위) 원정에 나서는 인천(승점 23·11위)은 울상이다. 케빈이 경고누적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공격라인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남기일 광주 감독은 외국인 선수 못잖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득점선두 정조국을 앞세워 인천의 골망을 열겠다는 각오다.

수원 주장 염기훈도 '외국인보다 나은' 국내 선수 중 하나다. 지난 제주전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최근 기세가 만만치 않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염기훈은 가시밭 시즌을 치르고 있는 수원의 버팀목이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울산전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 그리고 경계선

전북은 한 발짝을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잠시 흔들리는 듯 했던 무패 기록이 24경기(14승10무)까지 이어지면서 프로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제 누가 전북의 무패를 막아내느냐가 관심사다. '꼴찌' 수원FC(승점 19)는 이변을 꿈꾸고 있다. 최근 3경기서 2승1패의 상승세다. 때마침 전북이 앞선 울산전에서 무승부로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좋은 추억도 있다. 지난 7월 3일 전북과의 홈 경기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전북이 안방에서 순순히 승리를 내줄 지는 의문이다. '돌아온 킬러' 에두까지 가동하면서 '무패 기록 갱신'을 노리고 있다.

그룹A 마지노선인 6위 제주(승점 31)는 7위 포항(승점 30)과 살얼음판 홈승부를 앞두고 있다. 지면 바로 7위다. 스플릿을 앞둔 시점이라 6위와 7위 간 체감온도 차는 꽤 크다. 4월부터 중위권을 맴돌고 있는 포항은 제주 원정을 상위권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로 충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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