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밟은 현대고, 대건고 누르고 U-17 정상 등극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08-03 21:1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990년 11월 문을 연 포항 스틸야드는 한국 땅에 처음으로 뿌리 내린 축구 전용구장이다. K리그 클래식 포항의 홈구장이기도 이 곳은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린다.

전설들이 밟았던 꿈의 무대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이 들어섰다. 인천 U-17 대건고와 울산 U-17 현대고는 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2016년 K리그 U-17 챔피언십 결승전을 펼쳤다.

꿈의 무대에 입성한 선수들은 밝은 표정이었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선수들이 다른 팀 프로구장, 그것도 스틸야드에서 경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우승컵을 두고 겨루는 마지막 경기였다. 승부에 물러섬은 없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대회를 마감하는 현대고는 2학년 위주로 구성했다. 2학년 7명, 1학년 4명으로 4-4-2 전술을 활용했다. 오세훈과 김규형이 최전방에서 발을 맞췄고, 변경민 강동혁 김대희 최 준이 허리를 구성했다. 박경우 김현우 김성겸 손태극이 수비를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서주환이 꼈다.

U-17과 U-18 모두 결승에 오른 대건고는 1학년 위주로 선발을 꾸렸다. 원톱 이호재와 섀도 스트라이커 김성민 등 무려 9명이 1학년이었다. 4-4-1-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대건고는 김채운 손재혁 천성훈 최현석이 중원을 조율했다. 진호승 김재완 김영훈 하정우가 수비를 담당했다. 골문은 최문수가 지켰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대건고 김성민이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리며 현대고를 몰아붙였다. 현대고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박경우와 오세훈 김규형의 슈팅을 앞세워 맞불을 놨다. 결국 두 팀은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이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고는 최 준과 손태극 변경민을 빼고 홍현석 이기혁 조동열을 투입했다. 대건고는 최현석 대신 이준석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은 후반 12분 깨졌다. 현대고가 선제골을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경우는 스피드를 앞세워 대건고 진영으로 달려 들어갔다. 상대의 밀착 수비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단독 드리블로 30m가량을 파고 든 박경우는 정확한 왼발슛으로 대건고의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리드를 잡은 현대고는 8분 뒤 이기혁의 추가골로 기세를 올렸다. 마음 급한 대건고는 천성훈 대신 이동준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오히려 쐐기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현대고는 후반 28분 김현우의 깜짝골을 앞세워 3대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2연속 정상 등극에 성공한 현대고는 한국 축구의 성지 스틸야드 중심에 서서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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