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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잘못이 큰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정 운은 한사코 잘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내가 이렇게 인터뷰를 해도 되나 싶다"는 말까지 했다. 처음에는 겸손의 표현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진심 자책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왜?
답은 간단했다. 수비 이야기다. "제주는 최다실점 팀이다." 맞다. 제주는 23라운드까지 치러진 K리그 클래식에서 39실점을 허용했다. 최하위 팀 수원FC(35실점)보다 더 많은 골을 헌납했다.
완벽한 수비에 공격 가담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정 운의 숙명. 활동량이 많은 그에게 한 여름 무더위는 가장 큰 적이다. 허나 어쩌랴. 답은 하나다. 더 강해져 스스로 이겨내는 것 뿐이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의 배려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경기에 많이 나오는 만큼 더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한다"며 "사실 공수를 오가는 게 정말 힘들다. 하지만 이 악물고 더 강한 체력을 갖추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승점 31)는 현재 리그 6위.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이다. 발걸음이 분주하다. 제주의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FA컵에서 이미 탈락한 터라 리그 3위 안에 들어야 ACL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다행히 3위 상주(승점 35)와의 승점차는 불과 4점차. 아직 희망이 있다.
정 운은 "ACL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다. 선수 시절 동안 단 한 번도 밟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뛰고 싶은 대회다. 팀이 꼭 다음 시즌 ACL에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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