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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가 다른 황희찬, 메달 위한 특급 무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7-31 19:23


올림픽축구대표 황희찬이 29일 오후(현지시간)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스웨던 평가전이 열린 브라질 상파울루 Pacaembu(빠까엠부)경기장에서 수비를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2016.7.29 상파울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

마치 힘좋은 유럽 선수를 보는 것 같았다.

스피드를 살린 저돌적인 돌파는 물론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상대 수비수에 밀리지 않는 몸싸움, 경기를 읽는 영민한 눈과 탁월한 센스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스웨덴전의 주연은 단연 황희찬(잘츠부르크)이었다. 골은 문창진(포항)과 류승우(레버쿠젠)가 넣었지만 과정을 만든 장본인은 황희찬이었다. 그는 시종 날카로운 모습으로 신태용호의 공격을 이끌었다. 1996년생 황희찬은 팀 내에서 가장 어렸지만, 가장 빛났다.

전반 40분, 두번째 골 장면으로 돌아가보자. 황희찬은 개인 능력으로 스웨덴의 왼쪽 측면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두명의 수비를 제친 황희찬을 향해 다른 수비수들이 다가 왔다. 황희찬은 그 틈을 노려 문창진에게 볼을 연결했고, 여유있게 볼을 잡은 문창진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8분 세번째 골도 마찬가지다. 황희찬은 중앙을 돌파하며 스웨덴 포백을 혼자서 흔들었다. 상대 수비를 맞고 흘러 도움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류승우가 복잡한 아크 정면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황희찬의 돌파가 있었다.

이날 스웨덴전에서 보여준 황희찬의 모습은 이전보다 확실히 한단계 성장해 있었다. 일단 몸싸움에서 업그레이드됐다. 원래 단단했던 황희찬은 더욱 탄탄한 근육질로 변했다. 노력의 결실이었다. 황희찬은 유럽 진출 이후 피지컬 훈련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꾸준한 웨이트와 전문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피지컬 면에서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스웨덴 선수들에 맞서 밀리지 않은 이유다. 황희찬은 과감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몸싸움에 자신 있다보니 돌파에 주저함이 없었다. 게다가 황희찬은 원래 첫번째 터치가 좋았던 선수다. 몸싸움까지 가미되니 당연히 상대 수비수 입장에서는 막아내기가 버거울 수 밖에 없었다.

황희찬이 부지런히 전방을 누비자 장점인 2선 공격진들이 불을 뿜었다. 문창진 류승우 권창훈(수원)은 수시로 포지션 체인지를 하며 스웨덴 수비를 공략했다. 황희찬이 공간을 만들면 어김없이 침투해 슈팅까지 날렸다. 황희찬도 무리하지 않고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들에게 볼을 내줬다. 물론 기회가 생기면 주저없이 슈팅을 날렸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분명 황희찬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공격은 거의 완벽했다. 황희찬도 골은 넣지 못했지만 상대 수비를 흔들어주면서 제 몫을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희찬의 활약으로 신태용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신태용호는 리우올림픽 본선에서 4-2-3-1과 3-4-3을 주력 포메이션으로 삼았다. 최전방에는 단 한명만이 포진할 수 있다. 현재로는 와일드카드 석현준(포르투)이 유력하다. 물론 황희찬이 좌우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하지만 스웨덴전을 비춰보면 폭넓은 움직임에 파괴력, 연계까지 갖춘 '황희찬 원톱'이 적합해 보인다. 어쨌든 활용할 카드가 많다는 점은 기분 좋은 소식이다. 클래스가 다른 '막내' 황희찬은 2회 연속 메달을 꿈꾸는 신태용호의 '특급 무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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