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강원도 태백종합경기장.
투혼은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발하진 못했다. 경기대는 영남대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후반에 전열을 가다듬은 뒤 추격에 나섰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긴 어려웠다. 정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과 어깨를 두르고 선 자리에서 흐느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취재진과 만난 정 감독은 "비록 패했지만 전혀 아쉽지 않은 결과다.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다. 선수들이 정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오늘의 경험이 앞으로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임 후 혼자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외롭고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면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줘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학교 측에서 축구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이 부족해서 오늘 패하긴 했지만 결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소천한 부친을 두고는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고 말한 뒤 고개를 떨궜다.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