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리우서 런던 수모 씻을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7-13 19:59



한국 태권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여자 67㎏급의 황경선만 금메달을 땄다. 남자부에서는 금맥이 끊겼다. 이대훈이 58㎏급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한국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한국 태권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조짐이 좋다. 한국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역대 올림픽 최다이자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많은 5명을 내보낸다. 남자부에서 58㎏급 김태훈(동아대), 68㎏급 이대훈(한국가스공사), 80㎏초과급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이, 여자부에서 49㎏급 김소희(한국가스공사)와 67㎏급 오혜리(춘천시청)가 출전한다. 2012년 런던 대회까지는 특정 국가로의 메달 쏠림을 막고자 한 나라에서 남녀 2체급씩, 4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번 리우 대회부터 올림픽 랭킹에 따라 체급별 상위 6명에게 자동출전권을 부여했다. 한 나라에서 체급당 한 명씩, 최대 8체급 모두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분위기도 좋다. 런던 대회에서 발목을 잡았던 전자호구에 완벽히 적응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몸통 뿐만 아니라 헤드기어에도 전자호구 시스템이 적용된다. 한국은 전자호구 도입 이후 국제대회에서 들쑥날쑥한 성적을 거뒀다. 이번에는 이를 갈았다.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가 확정된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시스템과 제품에 따른 맞춤형 훈련을 해왔다. 센서 위치까지 고려해 다양한 상황에서 겨루기를 했다.

체력향상에도 많은 땀을 흘렸다. 득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쉴 새 없이 공격할 수 있는 체력의 뒷받침이 더욱 중요해졌다. 박종만 대표팀 총감독은 "대표 선수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2월부터 차곡차곡 준비해왔다"며 "올해 초 8주간 발차기 한번 시키지 않고 오로지 체력강화에만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체력이 30% 가까이 향상됐다"고 웃었다.

대표팀의 선봉장은 역시 이대훈, 김태훈 '훈-훈 브라더스'다. 이미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을 거머쥔 두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종주국인 한국 남자 태권도 역사에서 그랜드슬램은 문대성이 유일하다. 2년 연속 'WTF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이대훈은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4년 전 런던에서 눈물을 쏟았던 그는 "지금이 베스트"라며 "이번 올림픽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년간 국제대회 우승을 놓치지 않은 남자부 막내 김태훈도 "그랜드슬램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리우에서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만큼 좋은 경기를 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베이징올림픽서 금메달을 땄지만 런던 대회에서 빈손에 그친 차동민, 세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오혜리,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거둔 김소희 모두 금메달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은 오는 29일 브라질 상파울루로 떠나 보름 가까이 현지 적응을 하고 다음 달 14일 결전지인 리우에 입성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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