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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친정팀인 FC서울로 돌아온 곽태휘(35)가 GS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구단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프로 커리어에 있어 많은 성취를 이룬 뒤 '고향'과도 같은 FC서울로 돌아오게 됐다. 복귀를 하게 된 결정적 이유를 묻자 "FC서울이 나에게는친정팀이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도 선수생활이 오래 남지는 않았다. 선수에게는 시작만큼 마지막도 중요하다.'시작'을 했던 FC서울이라면 '끝'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름에 흔쾌히 응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김)치우가 가장 먼저 연락이 왔다. 중앙대학교 후배이자, 전남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서로 반가움이 컸다. FC서울에서 비슷한 기간 함께 했던 (박)주영이도 만나 인사를 나눴다. 프로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발을 맞춰 본 선수들이 많아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을 표했다.
곽태휘는 고요한과 박주영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과거'유망주'였던 동료 후배들이 이제는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며, 본인도 프로 선수로서 후배들과의 경쟁을 통해 팀의 수비진을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가 기대하는'리더십'에 대해 묻자 "리더십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한다기 보다 솔선수범하여 행동 그 자체로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한 뒤 "FC서울은 개인이 아니라 '팀'이기 때문에 서로 계속 소통하며 장점을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리그, FA컵, ACL 3개 대회 중 가장 욕심이 나는 대회를 묻자, "세 개의 대회 모두 중요하고 모든 트로피를 갖고 싶다"는 욕심을 밝히면서도 "특정대회를 겨냥한 준비보다는 눈 앞의 한 경기 한 경기를 잘 치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곽태휘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전남과의 FA컵 8강전에 공식입단식과 함께 팬들에게도 첫 인사를 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FC서울에 복귀한 소감은.
FC서울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나의 친정 팀으로 9년만에 복귀 해, 팬들의 함성소리를 느끼며 경기장에서 뛸 생각을 하니 설레고 감회가 새롭다. 행복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단 역사상 1000호골을 기록하는 등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이적 당시 팬들 역시 많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였지만,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들은 자기가 감수해야 한다. 담담하려 했지만 많은 것들을 이루지 못하고 서울을 떠났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있었다.
-국가대표를 비롯해 선수로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수생활을 돌아 본다면.
처음부터 프로선수나 국가대표를 목표로 운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운동을 늦게 시작했지만 축구가 너무 좋았고 계속 하고 싶었다. 지금도 내 마음 속에서는 무언가를 이루는 것 그 자체보다는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하면서 경험을 얻고 발전하는 것을 더 원한다. 부족한 점은 채우고 잘된 점은 계속 발전시키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온 것 같다.
-국가대표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차는 등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자신만의 비결이나 원동력이 있다면?
프로선수라면 항상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매 순간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전부 쏟아 붇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그 동안 거친 많은 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FC서울 상대팀으로 뛸 때 기분이 어땠는가.
FC서울에 있을 때부터 내가 뛰고 있는 팀에 애착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나의 프로 데뷔팀이지만, 상대하며 뛰는 순간만은 그런 생각을 갖지 않고 플레이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FC서울로의 복귀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말 그대로 친정팀과도 같은 FC서울이었기 때문에 복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프로선수 경력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은퇴를 하고 싶었다. 선수로서의 시작도 중요한 만큼 마지막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FC서울에서라면 그 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친정팀 FC서울의 부름에 응하게 됐다.
-9년 만의 복귀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선수단 분위기는 어떠한가?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최고참이다.(웃음) 신인이었던 내가 이제는 최고참이 되어있다는 것을 보면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 느껴진다.(웃음)
-고요한, 김치우, 박주영, 심우연, 주세종 등 FC서울과 대표팀 생활을 통해 친분을 쌓은 선수들이 많다. 그 중에서 특히 선수단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팀 합류 소식을 듣고 치우가 제일 먼저 전화를 걸어 축하해 줬다. 중앙대학교 후배이자 전남에서 함께 뛴 적이 있다. FC서울에서 비슷한 시기에 함께 뛰었던 주영이도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이전의 소속팀이나 대표팀, 그리고 대학시절 같이 공을 찼던 선수들이 꽤 있기 때문에 팀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고요한, 박주영 등 당시에는 팀 내 유망주였던 선수들이 이제는 팀 최고참이자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느낌이 어떠한가.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이 느껴진다.(웃음) 격세지감이라고나 할까. 그 당시에 모두 어린 유망주였다. 하지만 단지 시간만 흘러 베테랑이 된 것이 아니다. 그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동료이자 형으로서 칭찬해 주고 싶다.
-기존 선수들과의 치열한 주전 경쟁 시작 되었다. 이에 대한 각오는.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주전 경쟁은 당연하다. 훈련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기량들을 모두 보여줬을 때 감독님이 그에 맞는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경험과 실력으로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고 이를 통해 FC서울 수비진이 함께 발전하여 더욱 굳건한 수비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황선홍 감독이 곽태휘 선수 입단 발표 당시 수비 전력 강화와 함께 리더로서의 역할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팀 맏형으로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
리더십이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별히 무엇을 하기 보다는 고참으로서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단 내에서 솔선수범하고 그 동안 내가 해온 운동생활을 보여줬을 때 배울 점이 있다면 후배들이 알아서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고 FC서울은 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팀이다. 계속해서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소통한다면 팀으로서 더 튼튼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FC서울은 현재 K리그 클래식,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3개 대회를 모두 치르고 있다. 이 중 가장 욕심이 나는 대회는.
세 대회 모두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은 대회는 없다. 할 수 만 있다면 세 개의 트로피를 모두 가져오고 싶다. 한 시즌 동안 이뤄지는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대회라도 순간 집중하여 쉽게 이길 수 없다. 일단은 특정 대회를 목표로 준비하기 보다는 바로 앞에 놓인 경기들을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FC서울에 돌아오면서 특별히 세운 목표가 있는지.
개인으로서의 목표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경기장에서 쏟아내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9년만에 친정팀에 복귀하게 되었다.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FC서울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경기장에서 뛸 생각을 하니 행복하고 마음이 벅차오른다. 항상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FC서울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같이 전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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