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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경기였다."
인천은 3일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경기 종료 직전 송시우와 김대중의 극장골에 힘입어 2대1로 역전승했다.
후반 40분 골키퍼의 롱킥에 의한 이근호의 벼락골로 패색이 짙어졌다가 휘슬이 울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거둔 승리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강등권에서 탈출했고 연승까지 기록했으니 기쁨 두 배였다.
인천과 제주는 이날 같이 스리백을 썼다. 같은 스리백이지만 인천은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라인을 끌어올려 전방부터 압박을 가했다. 김 감독은 경기 시작 직전 작전을 바꿨다고 했다.
"제주는 마르셀로나 송진형의 연계 플레이가 좋아서 좋은 공이 투입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앞선부터 괴롭히면 상대가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시 도중에 돌파를 허용하면 다시 내리력 했는데 예상과 달리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수비라인도 상대의 빠져나오는 선수들을 잘 막아줘서 공격적으로 유지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인천이 공격형 스리백을 선택한 데에는 최근 홈에서 연속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제주보다 자신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한편 케빈은 이날 연속 2골을 도우며 기대했던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제주의 장신 수비수 이광선의 집중마크에 시달리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라커룸 미팅에서 흥분하지 않도록 조언을 했다. 평소에도 케빈은 제공력이 좋다는 이유로 집중 견제를 당하기 때문에 자제하도록 컨드롤해주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케빈은 항상 겪는 일이라 잘 이겨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근 상승세로 달라진 분위기를 전한 김 감독은 "우리는 힘든 시기에도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서로 갖고 있었다. 특히 조병국 등 고참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간다. 감독인 나로서는 고맙고, 기분좋게 생활하고 있다"고 흡족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친구 조성환 제주 감독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나는 극적인 승리했지만 패한 조 감독은 표정에서부터 많이 힘들어보였다. 미안한 마음이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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