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전북, 벼랑 끝 FC서울… 한 골의 희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5-19 17:57


18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C서울 대 우라와레즈 16강 1차전 경기에서 FC서울 선수들이 0대1로 패한 뒤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사이타마현(일본)=사진공동취재단

딱 한 골 차다.

하지만 희비는 극과 극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이 막을 내렸다. 조별리그 E조와 F조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1차전을 원정에서 치렀다. 전북은 17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대1로 비긴 반면 18일 우라와 레즈(일본)를 상대한 서울은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전북은 한 골을 터트렸고, 서울은 끝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단 한 골 차이가 야기한 결과, 어마어마하다. 두 팀의 분위기는 천양지차다. 전북은 한결 여유로워졌고, 벼랑 끝에 몰린 서울은 초조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북은 24일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기기만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규정 상 8강에 오른다. 이길 경우는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만에 하나 두 팀이 두 골 이상 터트려 무승부를 기록하거나, 멜버른이 승리하면 운명이 바뀐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상 전북이 우위에 있다.

반면 서울은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상암벌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두 골차 이상 승리해야 16강 관문을 통과할 수 있게 됐다. 1대0으로 승리할 경우엔 연장전을 치르는데 여기서 상대에 골을 내주고 한 골차로 이길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 상 탈락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한 골이 전북에 선사한 행복은 컸고, 골 맛을 보지 못한 서울은 뼈아팠다. "결과가 나쁘지 않다. 홈 경기가 남아 있어 오늘 결과가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홈에서 다르게 전술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우리가 더 유리하다고 본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자신감이다.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됐다.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조급함에 압박을 뚫지 못했다.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2차전을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드리고 싶다." 최용수 감독은 다소 풀이 죽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6강전의 절반을 마쳤을 뿐이다. 팬들도 전북과 서울, 동반 8강 진출을 기원하고 있다. K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전북은 차치하고, 서울의 회복이 관건이다. 서울은 22일 예정된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을 제주전을 다음달 6일로 연기했다. 16강 2차전에 '올인'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1차전의 아픔은 잊고, 평정심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서두를 경우 8강 진출이 더 멀어질 수 있다.

다만 전술적으로는 보완해야 한다. 1차전에선 우라와의 준비가 더 돋보였다. 최전방부터 압박을 가하며, 서울의 볼줄기를 차단했다. 활로가 막히면서 서울은 주장 오스마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거친 압박에 대비한 탈출구를 마련해야 한다. 공수 간격도 최대한 줄여야 서울 특유의 짜임새 넘치는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상대 역습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라와는 한 골 싸움으로 보고 있다. 우라와가 1골이라도 넣을 경우 서울은 최소 3골 이상 터트려야 한다. 1차전처럼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서울은 사라진 투지도 원상복구해야 한다.

다시 시작이다. ACL 16강전은 아직 90분이 남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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