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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7·스완지시티)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작은 그닥 매끄럽지 않았다. 볼 터치와 패스가 다소 투박했다. 그러나 이내 감을 잡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패스의 속도와 정확도가 동시에 급상승했다. 특유의 안정적인 볼 키핑도 살아났다. 유려한 연계도 돋보였다.
안정이 이어지면서 날카로운 공격력이 살아났다. 기성용은 전반 29분 웨인 라우틀리지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전반 33분에는 과감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웨스트햄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무언가 터질듯한 분위기 속에 마친 전반. 방점은 후반에 찍혔다. 2-0으로 앞서던 후반 6분 페널티박스 중앙에 있던 기성용은 모두 바로우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웨스트햄 골망을 갈랐다. 시즌 2호골이었다. 지난해 12월 27일 웨스트브롬위치전 이후 4개월여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골을 포함해 4골을 퍼부으며 웨스트햄을 4대1로 제압했다.
현지에서도 기성용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기성용에게 평점 8.2점을 부여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공격수 안드레 아이유(8.5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존재감을 재확인한 이날의 활약. 팀 내 입지에 변화가 생길까.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귀돌린 감독의 재계약 여부다. 기성용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귀돌린 감독은 지난 1월 스완지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소방수였다. 급한 불은 껐다. 강등권까지 근접했던 스완지시티는 어느덧 리그 11위까지 올라왔다. 1부 리그 생존을 확정했다. 아직 스완지시티는 귀돌린 감독에게 구체적인 계약연장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