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기자회견 전문]인판티노 회장 "韓 지원에 큰 기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4-27 16:33


국제축구연맹(FIFA)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7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취임 후 첫 방한인 인판티노 회장은 FIFA 스폰서인 현대기아자동차와 미팅을 한 후 28일 출국할 예정이다
삼성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4.27/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판티노 회장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FIFA 회장 방한은 지난 2010년 11월 제프 블래터 전 회장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축구 강국이자 FIFA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소재한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었다"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그는 "한국 축구의 위상이 중국, 일본에 대해 떨어진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FIFA는 한국과 오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FIFA에게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본다. 한국의 지원에 매우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인판티노 회장의 방한을 환영한다. 내년에 국내서 개최되는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롭게 구성될 FIFA 평의회 출마와 관련해선 "9월 말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가 있다. 남자 2명, 여자 1명이 평의회 명단으로 참가 가능하다. AFC나 FIFA에 기여할 부분이 있다면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현대기아자동차와 FIFA 스폰서십 등을 논의한 뒤 28일 태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방한 소감은.

기자회견에서 박수를 받은 게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웃음). 좋은 출발인 것 같다.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런 마음으로 방한했다. 첫 방문인데 항상 한국을 찾고 싶었다. FIFA회장 당선 뒤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처음으로 찾고 싶었다. 한국은 훌륭한 축구 강국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 등 그동안 주최해 온 훌륭한 대회에 대해 알고 있으며 열정적이고 훌륭한 팬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축구가 가진 마법을 서울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은 FIFA의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1998년부터 FIFA를 지속적으로 후원해 준 현대기아자동차가 소재한 국가이기도 하다. FIFA를 대표해 방한한 이유다. 당선 뒤 첫 공약은 FIFA를 축구로, 축구를 FIFA로 돌려놓겠다는 것이었다. FIFA는 그동안 개혁을 추진해왔고 이제는 이를 완수하고자 한다. 새로운 계획과 조직을 건설하고자 한다. 공정, 투명, 건전성을 추진 중이다. 이런 모든 작업을 진행 중이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FIFA의 핵심사업은 축구 그 자체이자 축구산업의 발전이다. 한국은 20세 이하 월드컵을 6개 도시에서 개최한다. 한국은 유스 무대에서도 훌륭한 실력을 보여줬다. 재능 넘치는 선수들의 대회가 개최될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점을 느꼈다. 나는 독일에서 자라 어린 시절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축구를 통한 평화 전달도 중요하다. 그래서 축구는 분단국가인 한국에도 중요하다고 본다. 초정해준 정몽규 회장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남북 간 축구 교류에 대해 말했는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있는건지.

꿈이 현실이 될 때가 있다고 본다. 때로는 아이디어로 시작할 수도 있다. 남북전은 하나의 아이디어다.


-월드컵 본선 출전국가를 40개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시아권 국가에는 출전권이 얼마나 돌아가게 되나.

그렇다. 출전국 확대는 공약사항 중 하나다. 하지만 나는 독재자가 아니다.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논의 중이고 협의 중이다. 모든 기관과 단체가 협의 중이다. 참가국가 숫자를 늘리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더 포용적 자세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축구는 유럽-남미의 전유물이 아니다. 축구는 세계의 것이다. 유럽선수권 출전국 숫자를 16개국서 24개국으로 늘리면서 8개국이 아닌 유럽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었다. 더 논의가 필요하지만 출전국 확대는 중요하다. 이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에선 적어도 6개국 정도가 참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전국 확대가 이뤄진다면 2026년 대회부터가 될 것이다.

-공약 중 각국 협회에 6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축구 발전을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게 공약의 골자다. 500~600만달러를 분배한다는 것과 투자한다는 것은 차이가 있다. 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이동거리가 복잡한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에 좀 더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회의를 통해 FIFA 예산이 통과됐고 지난 3개월 간 승인과정을 거쳤다. 투자기금은 14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런 과정을 통해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UEFA사무총장 시절 경험을 토대로 20세 이하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해 조언한다면.

열정이다(웃음). 24팀이 내년 5월 방한해 열전을 벌일 것이다. 그들의 노력과 한국 팬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고 조직위원회와 축구협회의 준비도 충분히 잘 이뤄질 것이라 본다. 한가지를 보탠다면 한국은 열정을 가진 나라다. 그래서 선수들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굉장히 훌륭한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2016이 6월에 프랑스에서 개최된다. 미셸 플라티니 UEFA회장이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

그와 관련된 절차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다. 나는 UEFA사무총장이 아닌 FIFA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UEFA는 자체 총회와 위원회에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를 존중할 생각이다.

-방한 일정 중 파트너십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아는데 계약 연장을 협의하러 온건가. 향후 일정은.

매우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 계획이다(웃음). 현대기아차와의 논의를 위해 방한한 것은 사실이다. 모든 파트너를 만나야 하는 것은 FIFA회장의 의무다. 미국, 중국 기업과 더불어 FIFA의 오랜 파트너인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다. 2022년까지의 계약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사를 만나 나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 회장으로 어떻게 FIFA를 운영할 지에 대해서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FIFA를 보여주고 싶다. FIFA는 세계적인 기구인 만큼 파트너사도 FIFA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신뢰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차범근 같은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서 다시 뛰게 만드는 게 내 목표다(웃음). 각국, 대륙의 수요에 맞춘 계획을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축구 발전은 지역 특성에 맞아야 한다. FIFA가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축구협회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이다. 가장 최적화된 발전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한 대회만 놓고 전체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한국에는 굉장히 훌륭한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특정 대륙보다는 목표에 도달하기 직전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20세 이하 월드컵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대회 개최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잘 준비되고 있는 만큼 많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참가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많은 국제대회를 개최해왔고 FIFA오랜 파트너십을 맺어온 회사도 소재해 있지만 일본, 중동에 비해 한국 축구의 위상은 합당하지 못하다고 본다.

한국 축구의 위상이 중국, 일본에 대해 떨어진다고 보진 않는다. 상업적인 파트너 관계와 관련하면 전 세계 어느 국가든 동일하다. 일본의 파트너사도 있다. FIFA 집행위원 중에도 일본인이 있다. FIFA는 한국과 오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미 한국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남녀 축구에서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FIFA에게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본다. 한국의 지원에 매우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비선수 출신으로 FIFA회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FIFA에 도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열정과 확신이 있다면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과정이라고 본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 나는 FIFA회장으로 전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고 싶다. 누구든지 국제기구, FIFA에서 원하고자 한다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FIFA, 국제적인 FIFA는 세계 모든 회원국에서 직원들을 선발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FIFA 내에 몇 명의 한국인이 근무 중인지는 모르겠다. UEFA에선 한 명의 변호사를 고용한 적이 있다(웃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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