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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이다. 한 걸음만 물러서면 천길 낭떠러지다. '제철가 형제'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만남의 장소. 바로 거기다.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동병상련의 두 팀. 하지만 서로를 위로할 여력이 없다. 경기 결과에 따라 둘 중 하나는 추락한다.
포항도 초상집 분위기다. 1승3무2패. 한 수 아래로 내려다봤던 광주와 비긴 개막전(3대3)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인천 유나이티드(2대0)만 이겼을 뿐, 성남FC에 0대1로 패했고, 이후 전북 현대와 수원FC에는 1대1로 연거푸 비겼다.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지난 16일 상주 상무와의 원정 경기에선 충격의 0대2 패배를 안고 돌아왔다. 사흘 뒤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5차전 광저우 헝다와의 홈경기마저 0대2로 완패하며 16강행이 사실상 좌절됐다. 녹슨 강철처럼 초라한 성적표다.
전남과 포항의 팀내 사정도 비슷하다. 전남의 경우 조석재와 배천석이 골맛을 봤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엔 안정감이 부족하고, 주전 선수의 경기력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노 감독은 스테보와 안용우가 살아나길 기다리고 있지만, 그때가 언제일지 기약은 없다. 오르샤와 유고비치의 개인기는 돋보인다. 하지만 공격진의 시너지는 약하다.
백척간두에 선 양팀의 시즌 첫 맞대결. 눈물겹도록 처절한 경기가 예상된다. K리그를 든든하게 지켜온 형제팀의 추락을 지켜보는 팬들의 심정도 편치만은 않은 분위기다. 이기는 팀은 벼랑 끝 탈출, 지는 팀은 절벽 아래 추락이다. 결과가 궁금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