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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제철가 형제' 전남-포항, 누구든 한 팀은 추락한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6-04-20 18:20




벼랑 끝이다. 한 걸음만 물러서면 천길 낭떠러지다. '제철가 형제'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만남의 장소. 바로 거기다.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동병상련의 두 팀. 하지만 서로를 위로할 여력이 없다. 경기 결과에 따라 둘 중 하나는 추락한다.

전남과 포항은 2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자존심은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이제부터는 생존 싸움이다.

전남은 6라운드까지 1승도 못했다. 3무3패.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7일 광주FC와의 홈경기마저 1대2로 내주면서 반전의 기회를 놓쳤다. 올 시즌 처음 기록한 선제골도 위기의 전남을 구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노상래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고,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스테보의 페널티킥 찬스도 허무하게 날아가고 말았다. 전남은 창단 이래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포항도 초상집 분위기다. 1승3무2패. 한 수 아래로 내려다봤던 광주와 비긴 개막전(3대3)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인천 유나이티드(2대0)만 이겼을 뿐, 성남FC에 0대1로 패했고, 이후 전북 현대와 수원FC에는 1대1로 연거푸 비겼다.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지난 16일 상주 상무와의 원정 경기에선 충격의 0대2 패배를 안고 돌아왔다. 사흘 뒤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5차전 광저우 헝다와의 홈경기마저 0대2로 완패하며 16강행이 사실상 좌절됐다. 녹슨 강철처럼 초라한 성적표다.

전남과 포항의 팀내 사정도 비슷하다. 전남의 경우 조석재와 배천석이 골맛을 봤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엔 안정감이 부족하고, 주전 선수의 경기력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노 감독은 스테보와 안용우가 살아나길 기다리고 있지만, 그때가 언제일지 기약은 없다. 오르샤와 유고비치의 개인기는 돋보인다. 하지만 공격진의 시너지는 약하다.

포항도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고무열 김승대 신진호 조찬호의 빈 자리를 여실히 실감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손준호마저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믿고 활용할 재원이 부족하니 전술적 해법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승리를 위한 의지를 불태우지만, 그 의지가 경기력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패배의식만 깊어진다.

백척간두에 선 양팀의 시즌 첫 맞대결. 눈물겹도록 처절한 경기가 예상된다. K리그를 든든하게 지켜온 형제팀의 추락을 지켜보는 팬들의 심정도 편치만은 않은 분위기다. 이기는 팀은 벼랑 끝 탈출, 지는 팀은 절벽 아래 추락이다. 결과가 궁금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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