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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 화제의 중심은 단연 FC서울이다.
ACL과 K리그를 병행하는 선수들도 화려하다. 아드리아노가 11골, 데얀은 3골, 박주영이 2골을 터트렸다. '아데박' 트리오의 기세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다카하기 신진호 주세종으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도 여유와 재치가 넘친다. 빠른 공수 전환과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통해 중원을 지배하고 있다.
좌우 윙백은 '투고' 고광민 고요한으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오스마르 김원식 김동우 혹은 박용우가 포진하는 스리백도 견고하다. 스리백이 수비형 전술이라는 틀을 깼다. 특히 흐름에 따라 중원과 최전방까지 진출하는 오스마르 시프트는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하다. 서울의 3-5-2 시스템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시시각각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서울이 걸어온 길은 호평이 아깝지 않다. 그러나 현재에 도취돼 안주하는 순간 미래는 없다. 시즌은 호흡이 길다. 그라운드 또한 변화가 물결친다. 상대는 어떤 식으로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다. 산둥전이 거울이었다. 전반 서울의 플레이는 느슨했다. 선수들의 어깨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자신감과 자만심의 경계에서 허우적거리는 듯 했다. '우리'보다는 '나'가 앞섰다. 후반 전열을 재정비하며 세차게 몰아쳤지만 마지막 집중력은 아쉬움이 남았다.
새로운 도전도 필요한 시점이다. 로테이션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일 K리그 인천전을 제외하고 베스트 11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선수들이 서서히 피로를 느낄 시기다. 다음 주에는 무려 3경기를 치러야 한다. 10일 전남, 13일 광주(이상 원정), 16일 수원FC(홈)와 잇따라 혈전을 벌인다. 로테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새롭게 투입되는 선수들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경쟁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들간에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긴 시즌을 끌고가는 데 특효약이다.
최 감독은 산둥전 후 "상대의 밀집 수비 상황에서 한 번의 찬스가 소중하다는 걸 일깨워준 경기였다"고 했다. 그리고 기존 선수와 대체 선수를 적절히 활용하는 로테이션을 운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라운드는 생물이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야 최후에 웃을 수 있다. 서울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