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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3R 키워드 '연승-첫승-베테랑'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4-04 18:21


FC서울 박주영이 2일 인천과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2일간 A매치 휴식기 이후 재개된 K리그. 때이른 봄 날씨 만큼이나 후끈 달아올랐다.

1, 2라운드 숨고르기를 마치고 휴식 기간 초반 재충전을 마친 6곳 K리그 현장은 희로애락 드라마 그 자체였다.

마침내 연승 모드에 돌입해 활짝 웃는가 하면 연패 수렁에 우는 이가 있었다. 여기에 토종 베테랑 골잡이들이 잇달아 위용을 자랑하는 등 K리그 클래식 3라운드는 흥미로운 기록을 양산했다.

FC서울 '니들이 연승 맛을 알아?'

3라운드에서 활짝 웃은 자들은 기존 '3강'이었다.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팀이 FC서울이다. 올 시즌 가장 먼저 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서울은 2일 인천과의 '경인더비'에서 3대1 완승을 거두며 2라운드 상주 상무전(4대0 승)에 이어 연승 분위기를 탔다. 시즌 개막 전북전 패배(0대1)로 3위를 지켰지만 가공할 만한 화력은 변함없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연승 과정에서 무려 14골을 터뜨린 기세를 K리그로 옮겨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시민구단 성남은 선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항을 1대0으로 물리치며 무패 행진(2승1무), 다득점에서 막강 전북을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 지난해에도 2014년 9위에서 5위로 뛰어오르며 시민구단 돌풍을 일으켰던 성남은 한결 빨라진 상승세로 작년과 또다른 돌풍을 예고한다. 성남은 2015년 시즌 1무2패로 고전하다가 2연승-4무-2연승으로 상위그룹을 사수했다. 전북 역시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첫 승에 엇갈린 희비

시즌 첫 승을 목놓아 갈구하던 팀들의 운명은 3라운드에서 다시 갈렸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주목받은 구단은 새내기 수원FC다.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시즌 개막부터 무패 행진(2무)을 달리더니 마침내 첫 승을 올렸다. 수원FC 첫 승의 제물은 광주였다. 3일 열린 3라운드에서 수원FC는 광주에 2대1로 역전승했다. 신입 외국인 선수 오군지미가 '원맨쇼'를 벌이며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수원 홈경기여서 수원 팬들의 기쁨은 두 배였다. 같은 동네 '큰집' 수원 삼성도 전날 상주 상무전에서 2대1 승리를 거두며 1무1패 끝에 승리를 맛봤다. ACL(2무1패)까지 포함하면 6경기 만에 거둔 천신만고 승리다. 울산도 수원과 같은 길을 걷다가 전남을 홈으로 불러 2대1 승리에 성공했다. 울산은 수원FC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 코바(2골) 덕을 톡톡히 봤다. 공교롭게도 첫 승을 신고한 3개팀 모두 홈경기였다. 반면 전남(2무1패)과 인천(3패)은 첫 승 사냥에 실패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베테랑 토종 골잡이 "봤지?"

이번 3라운드에서 국내 축구팬들을 더욱 즐겁게 한 키워드는 토종 골잡이다. 그것도 이름값을 하는 베테랑들이 약속이나 한 듯 날아올랐다. 3라운드에서 총 17골이 나왔다. 올 시즌 처음으로 6곳 경기장에서 모두 골이 터졌고 1라운드 15골, 2라운드 13골에 비해서도 풍성해졌다. 이들 골 잔치 과정에서 베테랑 토종이 한몫을 했다. FC서울 박주영(31)은 인천전에서 페널티킥을 포함, 시즌 첫 멀티골을 터뜨리며 왕년의 명성에 성큼 다가섰다. 박주영의 멀티골은 K리그에서 2007년 3월 18일 수원과의 슈퍼매치 해트트릭 이후 9년 만이고 지난해에는 포항과의 FA컵 8강전에서 두 골을 넣은 바 있다. 박주영의 본격 가세로 막강 '아-데-박 트리오'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지난해 득점 4위(13골)로 백전노장의 건재함을 입증한 이동국(37·전북)도 첫 골을 신고하며 베테랑의 향기를 유감없이 발산했다. 서울에서 광주로 이적한 정조국(32)은 한풀이 시위를 하듯 3경기 연속 골 폭풍을 몰고오며 득점 1위에 우뚝 섰다. 이밖에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돌아온 권창훈(수원·1골) 황의조(성남·1도움) 이재성(전북·1도움)은 '메이드 인 K리그'의 힘을 보여줬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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