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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물음표는 이내 느낌표로 바뀌었다. 겨울에 준비한 노림수가 통했다. 조 감독은 스피드와 기동력이 있는 측면 자원 영입에 주력했다. 지속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조 감독은 "측면에서 계속해서 흔들면 상대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술과 결정력까지 갖추면 좋겠지만 계속해서 뒷공간을 노리고, 수비에서 압박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데뷔전을 치른 윤태수와 챌린지에서 온 김병오는 이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자 중앙에서도 힘을 받았다. 블라단-레이어가 이룬 중앙수비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이와 힘을 두루 갖춘 블라단-레이어 조합은 전남의 공격진을 무력화시켰다. 전반 29분 스테보에게 단독찬스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수비력을 보였다. 챌린지 시절부터 수원FC의 약점은 수비였다. 블라단-레이어라는 확실한 중앙 수비 조합을 갖추게 된 수원FC는 부담없이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에 성공한 김근환도 수비에 힘을 보탰다.
전남전에서 부족했던 것은 찬스를 만드는 마지막 패스와 마무리 능력이었다. 수원FC는 이날 1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 슈팅은 단 3개, 득점은 없었다. 조 감독도 경기 후 "결정력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은 가빌란과 오군지미의 존재 때문이다. 둘은 수원FC가 전남전에서 드러낸 문제를 장점으로 하는 선수다. 가빌란은 패스 하나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오군지미는 국제무대에서도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가 정상 컨디션으로 합류할 경우 수원FC의 파괴력은 배가 된다. 그때는 진짜 무서운 막내가 될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