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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고의 선수를 보유한 최강희 전북 감독(57)은 올 시즌 환희만 맛볼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고민에 휩싸였다. 지난 1일 장쑤 쑤닝(중국)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 패배가 기폭제가 됐다. 불안한 중앙 수비가 고민의 핵이었다. 최대한 빨리 해법을 찾아야 했다. 12일 전북과 함께 'K리그 2강'으로 평가받는 FC서울과 K리그 개막전이자 'K리그판 엘 클라시코'가 다가오고 있었다.
최 감독이 스리백을 선택한 이유는 또 한 가지가 있었다. 서울이 불편해한다는 것이었다. 최 감독은 "2014년과 2015년에도 서울전에서 몇 차례 스리백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서울이 스리백을 불편해 하더라"며 웃었다.
물론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해놓고 서울과 스리백으로 맞선다는 것은 최 감독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최 감독은 "선제골을 내주면 전술상 대량실점도 할 수 있다. 신중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심지어 최 감독은 전반에 '닥치고 공격(닥공)' 대신 안정을 주문했고 후반 틈새를 노리는 전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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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최 감독의 강약 조절이 효과를 봤다. 후반 16분 김신욱의 미사일 헤딩 슛으로 이번 시즌 첫 'K리그판 엘 클라시코'를 승리했다. 최 감독은 이 호에게 엄지를 세웠다. "이 호가 변칙의 중심에 섰다. 기대 이상으로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최 감독에게 스리백은 오로지 서울용이다. 최 감독의 '워너비(Want to Be)'가 아니다. 최 감독은 "스리백은 원정에서도 쓸 수 있겠지만 내가 선호하지 않는다. 원정에 가면 내려서는 팀이 많아 김신욱을 영입했다. 김기희의 이적 공백이 생갭다 심각하게 나타난다. 수비수들이 아직 안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변칙 이후 '우리의 것'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20일 울산전부터 포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최 감독은 "임종은과 김영찬은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질 능력이 있다. 이 호는 미드필드로 올라가야 한다. 특별히 서울전 말고는 정상 포메이션으로 돌아갈 것이다. 2선 자원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다.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