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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포르투갈)=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석현준(포르투)은 미완이다. 이제까지 지나온 것보다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았다. 긍정적이다.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석현준을 부르는 것처럼 '쑥쑥' 자라날 환경도 갖췄다. 석현준을 더 큰 성공으로 이끌 3가지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포르투에서는 다르다. 팀을 이끌 선수들이 많다. 헥토르 에레라나 빈센트 아부바카르, 야신 브라히미 등 각국 A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즐비하다. 석현준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팀의 관심도 특별하다.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의 전설인 이케르 카시야스는 석현준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13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마데이라와의 26라운드 홈경기(3대2 승리)를 앞두고 카시야스가 직접 한 방을 쓰겠다고 했다. 포르투는 홈경기 전날 팀 선수들이 모두 함께 모여 합숙을 한다. 카시야스의 선언에 팀 관계자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카시야스는 석현준과 한 방을 쓰며 적응을 도왔다. 카시야스 뿐만이 아니다. 선수들 모두 석현준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내고 적응을 돕고 있다. 팬들의 관심도 특별하다. 경기장 내 팬샵에는 카시야스와 더불어 석현준의 유니폼이 메인에 걸려있다. 경기장 곳곳에서 '쑥' '쑥'이라며 이야기하곤 한다. 포르투 관계자는 "쑥의 인기가 상당히 높다.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석현준은 대만족이다. 그는 "포르투에 온 것이 아직 실감나지 않을 때도 있다. 집에 있다가 괜히 혼자 웃곤 한다"고 했다.
마음가짐도 바꿨다. 많이 비웠다.
석현준이 포르투에 갔을 때 국내 관계자들과 팬들 대부분은 '포르투 다음'으로 눈길이 앞서갔다. 그동안 포르투는 선수 장사를 너무 잘했다. 헐크(제니트)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 라다멜 팔카오(첼시)등을 데려와 잘 써먹고 비싼 값에 팔았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거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만큼 선수 이적으로 인한 수익 창출에 있어서 최고였다. 포르투의 특징 때문에 국내팬들은 석현준 이적에 열광했다. 대부분 앞서나갔다. 포르투에서 성공은 당연해 보였다. 그리고 더 큰 클럽으로 갈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석현준 본인은 여기에 무관심했다. 일단 포르투에서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했다. 마음을 비우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결과는 자신의 소관 밖이었다. 비워낸 자리는 팀으로 채웠다. 석현준은 "팀의 승리를 위해 왔다. 포르투가 잘 돼야 내가 경쟁에서 이기더라도 의미가 있다. 그래야 최고의 팀에 최고 선수가 될 수 있다. 팀이 잘 돼야 한다. 최선을 다했는데 경쟁에서 안된다면 어쩔 수 없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일이 있으면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자가발전
한가지를 덧붙인다. 자가발전 능력이다. 석현준은 프로무대 경력이 많다. 이번이 7번째 팀이다. 어떤 팀이든 자신이 맡은 바를 다 수행해낸다. 그러면서도 자신 본연의 색도 잃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석현준은 조세 페세이로 감독이랑 처음 면담을 할 때를 회상했다. 석현준은 "감독이 그러더라. '너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 지시를 잘 따르고 있다. 무수히 많은 고생을 하고 있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석현준은 "세투발은 역습에 중점을 뒀다. 포르투는 볼을 많이 소유하는 유형이다. 세투발에서는 역습 상황을 노리고 공간을 만든다면 지금은 볼을 돌릴 때 공간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