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축구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초반부터 북한, 일본과 맞붙은 대진, 짧은 휴식으로 인한 체력문제, 상대의 거친 플레이 등 여러 요소가 본선진출 실패 원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다른 팀도 조건은 대동소이했다. 결국 단 하나다. 기량이다. 아시아무대에서 한국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거둔 최초 여자월드컵 16강 달성 위업은 단꿈이었다. 물론 한국은 일본, 중국, 호주, 중국와 비교해 객관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후반 체력 저하, 부족한 탈압박, 잦은 패스미스 등 문제가 노출됐다. 앞으로 채워가야 할 부분이다. 좌절은 금물이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금 흘린 눈물을 타산지석 삼아 4년 뒤 환희로 꽃 피워야 한다.
한국의 현주소와 함께 아시아 여자축구의 지갗동도 드러났다. 당초 일본과 북한이 2강으로 꼽혔다. 이번 대회에 주어진 2장의 리우행 티켓의 주인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두 팀 모두 쓴 잔을 들이켰다. 미소는 호주, 중국의 몫이었다. 호주와 중국의 본선 진출을 예상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만큼 일본, 북한의 벽이 높아보였다. 이제 판도가 달라졌다.
대회초반부터 개벽의 바람이 불었다. 일본이 1차전에서 호주에 1대3으로 제압당했다. 세대교체가 있었다는 일본이었다. 그럼에도 다수의 베테랑이 버티고 있었다. 개최국이라는 이점을 안고 있었다. 지난해 캐나다여자월드컵 2위의 위용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참히 깨졌다. 일본은 중국에도 1대2로 무릎 꿇었다. 지갗동이 단적으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