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허점 '수비 불안', 최강희 감독 "훈련만큼만 해줬으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3-08 17:59



"훈련만큼만 해주면 좋겠는데…."

최강희 전북 감독(57)의 웃음에는 씁쓸함이 감지됐다.

K리그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보강된 '레알 전북'에도 허점이 드러나 있다. 중앙 수비진이다.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떠난 핵심 센터백 김기희(27)의 공백이 예상보다 크게 느껴지고 있다.

전북의 중앙 수비는 김형일과 임종은이 맡고 있다. 지난 시즌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김형일도 수비 불안을 노출시키고 있지만 더 불안함을 드러낸 이는 임종은이다. 최 감독은 경험적인 면을 지적했다. "종은이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뛰어본 경험이 없다보니 많이 긴장하더라." 지난 3년간 전남에서만 뛴 임종은은 1일 '갑부 구단' 장쑤 원정에서 팀의 2대3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다. 신장은 좋지만 스피드가 느린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 감독은 임종은의 문제를 심리적인 면에서 찾았다. 그래서 선수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최 감독은 "종은이는 훈련 때 정말 잘한다. 전술적인 움직임도 잘 수행한다. 그런데 경기에만 들어가면 훈련 때 보여줬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러니컬하다"고 설명했다. 임종은 지난달 23일 FC도쿄(일본)과의 ACL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두고 긴장한 나머지 두 시간밖에 잠을 청하지 못했다. 때문에 후반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현상도 발생했다.

그래도 현 중앙 수비수 중 최 감독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는 임종은 뿐이다. 최 감독은 "전북이란 큰 팀에서 모든 것이 낯설 것이다. 결국 자신이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다. 가진 것이 많은 선수다.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이 임종은의 기를 살리기 위해 택한 방법은 칭찬도, 채찍질도 아닌 '기다림'이다. 최 감독은 "일부러 내가 종은이를 피하고 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부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다만 평소 훈련하는 것처럼만 한다면 분명 그는 제 몫을 할 선수다. 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다. 임종은은 믿음직한 선수"라며 칭찬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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