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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실망했다. 내 해트트릭이 승점 3점을 챙기기에 부족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구자철은 경기후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무승부에 대한 진한 실망감을 토로했다. "나는 정말 실망했다. 무승부지만 패한 기분이다. 우리는 이겼어야 한다. 마지막 1초까지 100%를 쏟아냈어야 한다"고 했다. 팀플레이어답게 해트트릭이나 개인 최다골의 기쁨보다 승리를 놓쳤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나의 해트트릭이 승점 3점을 챙기기에 부족했다는 점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 점 때문에 내 골들을 기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자철에게도 아우크스부르크에게도 승리는 간절했다. 구자철은 역대 레버쿠젠전에 유독 강했다. 2012년 2월 18일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시절, 레버쿠젠(1대4패)을 상대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11일 마인츠에서 레버쿠젠을 상대로 페널티킥으로 2골을 몰아쳤다. 2대3으로 졌지만, 구자철은 첫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이날 해트트릭까지 작성하며 '레버쿠젠 킬러'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레버쿠젠을 상대로 총 6골을 기록하게 됐다. 분데스리가 데뷔골, 첫 멀티골, 첫 해트트릭 기록까지 모두 레버쿠젠을 제물 삼았다. 데뷔전에서 1골, 마인츠에서 2골, 이날 3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존재감과 성장세를 유감없이 뽐냈다.
아우크스부르크에게 이날 경기는 하노버전에 이어 3경기만에 후반기 2승을 꿰찰 절호의 기회였다. 심지어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2011~2012시즌 이후 아우크스부르크는 10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번도 레버쿠젠을 넘지 못했다. 3무7패로 절대 열세였다. 사상 첫승의 9부 능선을 넘고, 새 역사를 눈앞에 뒀었다. 마지막 30초를 버티지 못했다.
후반 35분 자책골을 허용한 수비수 폴 베르에흐는 "우리가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3-0으로 앞서 있었는데,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3골을 내줬다. 할말이 없다"며 고개 숙였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 역시 3대3 무승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바인지를 감독은 "정말 실망스럽다. 경기전이라면 무승부만 해도 기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기에서의 무승부는 아니다. 3-0으로 앞서나갈 때 우리는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이 곧바로 골을 넣었고, 자신감이 올라온 그들에게 마지막 순간 페널티킥까지 내주고, 승점 1점을 나눠주게 됐다"고 말했다. "(유로파리그 리버풀전 이후)주중 경기의 피로감과 함께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마지막 순간에 에너지가 약해졌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변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겼어야 했다"고 했다. "시즌 말까지 리그의 긴장감이 이어질 것이다. 더 준비를 잘하겠다. 계속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