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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다른 팀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파이팅이 넘쳤고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까지 악착같이 달려들어 디그를 시도했다. 그 중 백미는 2세트 8-9로 뒤지던 상황에서 나온 리베로 부용찬의 수비였다. 부용찬은 손현종의 손에 맞고 높이 뜬 공을 쫓아 광고판을 뛰어 넘었다.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자칫 부상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용찬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공을 살려냈다. 아쉽게 마틴의 연타 범실로 결실을 하지 못했지만 KB손해보험의 집중력을 읽을 수 있었다. 3세트 21-21에서 나온 권영민의 수비도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권영민은 한국전력 서재덕의 허를 찌르는 연타공격을 멋진 다이빙 디그로 받아냈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이제 정말 시즌 막바지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에게 마무리를 잘 하자고 이야기했다. 이번 승리 전까지 4연패를 했지만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 간절함이 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한국전력이 외국인선수 얀 스토크 없이 경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봤다. 나도 작전타임 때 우리 선수들에게 그 점을 상기시켰다"며 "선수들이 자극제를 잘 받아들였다. 그래서 경기 후반 힘을 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