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 플레이'의 향연 KB손보, 다른 팀 됐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20:33



마치 다른 팀을 보는 것 같았다.

KB손해보험은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했다. 4연패 ?에서 탈출했다. 외국인선수 네맥 마틴(32)이 29득점을 폭발시켰다. 레프트 손현종(24)이 15득점을 기록했고 김요한(31) 하현용(34)이 각각 12득점, 10득점을 올려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선수들의 투지였다. KB손해보험은 17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치러진 현대캐피탈과의 6라운드 홈경기에서 3대0으로 패했다. 스코어 뿐 아니라 열정에서도 밀렸다. 당시 KB손해보험 선수들은 시종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 연타공격을 바라만 봤고 콜 플레이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파이팅이 넘쳤고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까지 악착같이 달려들어 디그를 시도했다. 그 중 백미는 2세트 8-9로 뒤지던 상황에서 나온 리베로 부용찬의 수비였다. 부용찬은 손현종의 손에 맞고 높이 뜬 공을 쫓아 광고판을 뛰어 넘었다.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자칫 부상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용찬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공을 살려냈다. 아쉽게 마틴의 연타 범실로 결실을 하지 못했지만 KB손해보험의 집중력을 읽을 수 있었다. 3세트 21-21에서 나온 권영민의 수비도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권영민은 한국전력 서재덕의 허를 찌르는 연타공격을 멋진 다이빙 디그로 받아냈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이제 정말 시즌 막바지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에게 마무리를 잘 하자고 이야기했다. 이번 승리 전까지 4연패를 했지만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 간절함이 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한국전력이 외국인선수 얀 스토크 없이 경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봤다. 나도 작전타임 때 우리 선수들에게 그 점을 상기시켰다"며 "선수들이 자극제를 잘 받아들였다. 그래서 경기 후반 힘을 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은 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강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쉽다. 그래도 남은 삼성화재전 승리해서 꼭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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