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축구협회 출범, 정몽규 회장 향후 과제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2-22 19:35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6년은 내실의 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신년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3년 전 한국 축구의 52번째 수장으로 첫 걸음을 뗐던 당시의 신중함과는 사뭇 달랐다. 소통의 부재, 외교력 공백 등 축구계의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가면서 얻은 자신감이 '안정과 도약'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향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통합축구협회'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축구협회와 전국축구연합회(이하 연합회)는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통합 총회를 개최하고 정 회장 취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정 회장은 통합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축구협회장 수장직에 올라 오는 9월 제53대 회장 선거 전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통합 논의 초반부터 정 회장의 취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사분오열 됐던 축구계를 두루 살핌과 동시에 학연, 지연 등 고질적인 병폐를 척결하는데 힘을 쏟았다. 타 종목과 달리 별다른 잡음 없이 축구협회와 연합회 간 통합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다. 김 휘 연합회장 겸 한국유소년연맹 회장이 정 회장의 통합회장직 추대를 주도하는 등 순항을 거듭했다. 정 회장은 "축구는 팀 스포츠다. (이번 통합이 타 종목에) 모범이 될 만하다"고 자평했다.

A대표팀으로 대변되는 엘리트 축구 중심의 발전을 해온 축구협회는 아마추어 및 사회인 축구를 이끄는 연합회를 포용하면서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프로와 실업, 아마추어, 학원 축구 등 다양한 계층이 한데 모이면서 벌어진 간격을 좁혀야 한다. 축구협회와 연합회 간 인적 구성은 대의원 확대 및 선거인단 제도 도입 등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현장의 간격은 여전하다. 통합축구협회의 초점은 '균형 발전'에 맞춰져 있다.

정 회장이 제시한 돌파구는 '승강제 확대'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에서 시행 중인 승강제를 실업, 아마추어까지 확대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승강제가 정착되어 모든 축구인에게 고루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에서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며 "프로 뿐만 아니라 유소년 축구까지 함께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승강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내년부터 아마추어 팀들이 참가하는 K3리그의 승강제를 시범 실시해 오는 2020년까지 K3리그를 비롯해 내셔널리그와 광역시군구 생활축구리그까지 포함한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6년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까지 포함한 통합 승강제를 운영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

축구 산업 발전은 새로운 숙제다. 정 회장이 2013년 축구협회장직에 오를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통합 과정에서 대표팀을 기반으로 중계권 및 스폰서 수익을 창출했던 축구협회와 생활체육 기반의 연합회 시스템이 묶였을 뿐 구체적인 통합 마케팅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통합 테스크포스(TF)팀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중계권 협상 및 스폰서십 등을 대표팀 뿐만 아니라 K리그와 실업, 아마까지 모두 묶어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을 계기로 새판이 짜였다. 첫 발을 뗀 한국 축구의 변화를 정 회장이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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