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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내실의 해다."
통합 논의 초반부터 정 회장의 취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사분오열 됐던 축구계를 두루 살핌과 동시에 학연, 지연 등 고질적인 병폐를 척결하는데 힘을 쏟았다. 타 종목과 달리 별다른 잡음 없이 축구협회와 연합회 간 통합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다. 김 휘 연합회장 겸 한국유소년연맹 회장이 정 회장의 통합회장직 추대를 주도하는 등 순항을 거듭했다. 정 회장은 "축구는 팀 스포츠다. (이번 통합이 타 종목에) 모범이 될 만하다"고 자평했다.
A대표팀으로 대변되는 엘리트 축구 중심의 발전을 해온 축구협회는 아마추어 및 사회인 축구를 이끄는 연합회를 포용하면서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프로와 실업, 아마추어, 학원 축구 등 다양한 계층이 한데 모이면서 벌어진 간격을 좁혀야 한다. 축구협회와 연합회 간 인적 구성은 대의원 확대 및 선거인단 제도 도입 등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현장의 간격은 여전하다. 통합축구협회의 초점은 '균형 발전'에 맞춰져 있다.
축구 산업 발전은 새로운 숙제다. 정 회장이 2013년 축구협회장직에 오를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통합 과정에서 대표팀을 기반으로 중계권 및 스폰서 수익을 창출했던 축구협회와 생활체육 기반의 연합회 시스템이 묶였을 뿐 구체적인 통합 마케팅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통합 테스크포스(TF)팀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중계권 협상 및 스폰서십 등을 대표팀 뿐만 아니라 K리그와 실업, 아마까지 모두 묶어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을 계기로 새판이 짜였다. 첫 발을 뗀 한국 축구의 변화를 정 회장이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