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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지대' 울산 볼란치, 경쟁 더 뜨거워졌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2-15 18:26


◇울산 미드필더 하성민(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명가 재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울산 현대가 올 시즌을 앞두고 손대지 않은 자리는 중원이다.

울산의 중원은 지난해 일본 출신 외국인 선수 마스다(31)를 비롯해 하성민(29) 구본상(27) 이창용(26)의 4인 경쟁 체제로 가동됐다. 올 시즌에도 경쟁은 그대로 이어진다. 마스다가 재계약하면서 변동 가능성이 사라졌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협 이기제 김인성 김용대 서명원 등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꾸렸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포진할 '볼란치' 자리에 손을 대지 않은 것은 4인 경쟁 체제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이한 점은 붙박이 주전이 없었다는 점이다. 2015년엔 마스다가 리그 38경기 중 31경기(24선발-7교체)로 4명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구본상이 30경기(21선발-9교체)로 뒤를 이었고 하성민(28경기·24선발-4교체)과 이창용(17경기·9선발-8교체)도 두 자릿수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경기 출전 횟수만 보면 이창용을 제외한 나머지 3명 모두 고르게 분배를 한 점을 알 수 있다. 이창용 역시 선발 출전 횟수를 따져보면 경쟁자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4명의 선수가 각각 다른 특색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스다는 킥력에 기반해 간결한 패스를 주무기로 삼는 전형적인 일본 출신 미드필더에 체격을 보강한 스타일이다. 하성민은 중원에서 수비라인과 연계 하에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파이터형 볼란치'다. 구본상은 공간 커버 및 3선 공격에 나서는 등 공수 양면에서 폭넓은 활동량을 보이는 '전천후 미드필더' 성향이 강하다. 대학 시절까지 센터백으로 활약했던 이창용은 수비수 출신 답게 대인마크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윤 감독 입장에선 상대의 전술에 따라 4명의 선수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었다. 지난해 성적표만 따져보면 공수 양면에서 각각 임무를 부여 받았던 마스다-하성민 조합이 구본상 이창용에 비해 경쟁 우위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까지 원톱 김신욱(현 전북)에 특화된 전술을 구사했던 울산이 올 시즌 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서정진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그동안 공수를 배분하며 2선을 지원했던 더블 볼란치 자리에도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구본상과 이창용이 패스 연결이나 수비 능력에서 떨어지지 않는 선수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스다와 하성민이 제대로 자리를 지킬 지는 불투명 하다. 일본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에서 진행된 2차 동계 전지훈련 일정을 마치고 17일 귀국하는 윤 감독은 리그 개막 전까지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조합을 완성할 계획이다.

공격과 수비가 잘 이뤄지기 위해선 '연결고리'인 중원이 탄탄해야 한다. 울산의 볼란치 주전 경쟁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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