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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억'소리 나는 성남FC 동계훈련 '지옥 따로 없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1-18 21:04


◇성남 공격수 황의조가 18일 전남 순천의 팔마체육관에서 진행된 성남 동계 전지훈련에서 스쿼트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아마 내일부터가 정말 힘들거다."

17일 밤. 동계 전지훈련지인 전남 순천에서 만난 김학범 성남 감독은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5일부터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 성남은 강릉을 거쳐 11일부터 순천에서 훈련 중이다. '체력 강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강도높은 스쿼트 프로그램을 소화 중이었다. 김 감독은 "훈련 2주차가 되는 시기가 선수들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라며 "아마 직접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성남 미드필더 김동희가 18일 전남 순천의 팔마체육관에서 진행된 성남 동계 전지훈련에서 모래주머니를 등에 진 채 스텝훈련을 하고 있다.
이튿날 아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진행된 성남의 스쿼트 훈련은 '생지옥'이었다. 거친 숨소리와 파이팅을 외치는 고함, 탄식이 두 시간 동안 체육관을 맴돌았다. 꿀맛같은 휴식을 보내고 온 터라 피로는 한층 높아졌다. "빨리 못 뛰어다녀!" 김 감독의 서슬퍼런 눈빛과 고함은 멈추질 않았다.

성남의 스쿼트 프로그램은 K리그 클래식 동계 훈련 중 가장 힘겨운 체력 훈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체육관을 한 바퀴 도는 동안 곳곳에 마련된 19가지 훈련을 정해진 숫자대로 3회 연속 쉬지 않고 소화해야 한다. 사이클에서 시작되는 훈련은 트렘폴린, 상하좌우로 반복되는 5가지 스텝 훈련, 모래주머니를 등에 진 채 갖가지 동작을 반복하는 스트레칭과 십자형 코스를 반복해서 뛰는 러닝 등으로 이어진다. 로프를 양손에 쥔채 위아래로 흔드는 마지막 코스에서 선수들의 얼굴은 땀범벅이 된다.


◇성남의 새 식구가 된 공격수 황진성이 18일 전남 순천의 팔마체육관에서 진행된 성남 동계 전지훈련에서 로프 훈련을 하고 있다.
단순히 갯수만 채워서 되는 게 아니다. 세 바퀴를 도는 동안 계속 시간을 줄여야 한다. 골인 지점에 마련된 테이블에선 김해운 코치가 선수들의 기록을 일일이 체크했다. 이영진 수석코치와 김영철 코치, 김성재 코치가 체육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감독관 역할을 했다. 갯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선수들에게는 여지없이 '다시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김 감독의 불호령은 보너스다. 팀내 최고참인 골키퍼 전상욱(37)은 "2005년 입단한 뒤부터 부산에서 보낸 3년을 제외하면 매년 이 훈련을 해왔다"며 "비슷한 틀 안에서 강도와 코스가 점점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에게 가장 많은 호통을 들은 공격수 황의조(24)는 "죽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 숨을 헐떡였다.


◇김학범 성남 감독이 18일 전남 순천의 팔마체육관에서 진행된 성남 동계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까치두목' 김두현(34)이 가장 돋보였다. 쉴새없이 이어지는 스쿼트 프로그램을 지친 기색 없이 종횡무진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5~26분대에 프로그램을 마친 것과 달리 김두현은 19분대에서 모든 코스를 소화하며 박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김)두현이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숨을 헐떡이던 김두현은 "당연히 힘들다"면서도 "힘들어도 지금 다지는 체력이 가을에 힘이 된다고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선수들 기록에서 아직 5~6분 정도 차이가 난다. 월말쯤 되면 아마 대부분이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더 잘할 거라고 주변에서 말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강팀이 아니다. 선수층이 옅은 만큼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은 이달 말까지 순천에서 훈련한 뒤 내달 초 미국 LA에서 3주 간의 2차 동계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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