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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다.
이처럼 잠잠한 겨울의 원인은 역시 감독들의 거취와 연관이 있다. 맨유, 맨시티, 첼시 등 지갑이 두둑한 클럽들은 하나같이 감독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경질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매경기가 목숨이 걸려 있는 단두대 매치다. 맨시티는 공식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다음 시즌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영입을 원하고 있고 실제로 협상도 꽤 진척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임시감독으로 있는 첼시 역시 다음 시즌 명장을 새로운 감독으로 앉힐 계획이다. 겨울이적시장은 감독의 구미에 맞는 선수들로 영입할 수 밖에 없다. 단번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즉시 전력감을 찾아야 하고, 바로 써먹기 위해서는 자신의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로 영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용도 여름이적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주전급 선수를 시즌 중에 내주는만큼 파는 입장에서는 배짱 장사를 할 수 있다. 마음이 급한 구매자 입장에서는 선수의 원래 가치보다 더 높은 이적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 겨울이적시장의 이적료가 비싼 이유다. 아무리 거부클럽이지만 다음 시즌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잉여'가 될지도 모르는 선수를 무작정 영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역대 최고의 순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혼돈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특히 빅클럽의 경우 제 순위표에 위치한 클럽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결국 겨울이적시장에서 어떤 긍정적인 변수를 만드냐에 따라 최종 순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그 변수는 감독교체가 아니라면 결국 선수 영입이 될 공산이 크다. 겨울이적시장이 닫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겨울이적시장은 눈치 싸움과 비슷하다. 내가 누군가를 데려온다면, 다른 한쪽은 전력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여름이적시장이야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겨울이적시장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사는 쪽이나, 선수를 파는 쪽 모두 눈치를 봐야 한다. 그 눈치 싸움의 결말은 주로 최종일에 나온다. 역대 최고액이 나왔던 페르난도 토레스, 앤디 캐롤 등의 예에서 보듯 겨울이적시장에서 터진 '잭팟'은 모두 마지막 날 나왔다. 조용한 올 겨울이적시장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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