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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대부터 그는 특별했다. 두 번째 상대는 예멘이다.
14일 우즈벡전 2대1 승리는 황희찬이 빚은 작품이었다. 그는 소속팀의 반대로 국내에서 펼쳐진 제주와 울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에 곧바로 합류했다. 그는 4일 UAE와의 평가전에서 교체 출전해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마지막 점검 무대인 7일 사우디아라비아전(0대0 무)에서도 그는 교체로 나섰다.
진검승부의 문이 열리자 황희찬은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투톱의 한 축에 자리했다. 신태용호에서 가장 믿음직한 공격수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황희찬은 전반 17분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문창진(23·포항)의 선제골을 이끌었다. 후반 3분에는 '라인 브레이커'로 단번에 상대 수비라인을 허물었다. 이어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문창진이 화답하며 두 번째 골로 연결됐다. 공식적인 기록은 1도움이지만, 2골 모두 그가 연출했다.
중앙과 측면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 공격수'의 탄생에 신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황희찬=에이스'라는 등식은 우즈벡전에서도 성립됐다.
그는 포항제철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유럽행을 선택했다. 눈높이가 또 높아졌다. 이제는 믿고 본다. 신태용 감독은 C조 최약체인 예멘전의 키워드로 다득점을 내세웠다. 황희찬은 우즈벡전에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예멘전부터는 골폭죽도 터트리겠다는 각오다.
우즈벡전에서 황희찬의 도움을 받은 문창진은 "포항제철고 선후배 사이라 더 잘 맞는 것 같다. 같이 뛴 적은 없는데 포항제철고 플레이가 비슷해서 잘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며 "원래는 내가 찔러주는 패스가 자신있고. 희찬이가 파괴력이 있다. 그런데 우즈벡전 반대가 됐다"고 웃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는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예멘의 골문을 파괴할 임무는 황희찬의 몫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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