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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예멘전도 믿고 본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1-14 18:00



첫 무대부터 그는 특별했다. 두 번째 상대는 예멘이다.

신태용호의 '막내'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월반한 그에게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23세 이하 레벨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아시아 무대 접수를 위해 날개를 활짝 펼쳤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신태용호는 16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예멘과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황희찬은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 이어 예멘전에서도 중심이다.

14일 우즈벡전 2대1 승리는 황희찬이 빚은 작품이었다. 그는 소속팀의 반대로 국내에서 펼쳐진 제주와 울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에 곧바로 합류했다. 그는 4일 UAE와의 평가전에서 교체 출전해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마지막 점검 무대인 7일 사우디아라비아전(0대0 무)에서도 그는 교체로 나섰다.

진검승부의 문이 열리자 황희찬은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투톱의 한 축에 자리했다. 신태용호에서 가장 믿음직한 공격수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황희찬은 전반 17분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문창진(23·포항)의 선제골을 이끌었다. 후반 3분에는 '라인 브레이커'로 단번에 상대 수비라인을 허물었다. 이어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문창진이 화답하며 두 번째 골로 연결됐다. 공식적인 기록은 1도움이지만, 2골 모두 그가 연출했다.

황희찬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행복한 비명이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황희찬의 발견은 신태용호의 가장 큰 소득이다.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고민하던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0월 호주와의 평가전에 황희찬을 전격적으로 합류시켰다. 첫 판부터 달랐다. 힘과 기술을 앞세워 맘껏 기량을 뽐냈다. 화려한 기술은 좁은 지역에서도 빛이 났다. 저돌적인 돌파와 광대한 활동 반경은 공격의 새로운 옵션이었다. 또 1m77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격을 다져 몸싸움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중앙과 측면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 공격수'의 탄생에 신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황희찬=에이스'라는 등식은 우즈벡전에서도 성립됐다.

그는 포항제철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유럽행을 선택했다. 눈높이가 또 높아졌다. 이제는 믿고 본다. 신태용 감독은 C조 최약체인 예멘전의 키워드로 다득점을 내세웠다. 황희찬은 우즈벡전에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예멘전부터는 골폭죽도 터트리겠다는 각오다.


우즈벡전에서 황희찬의 도움을 받은 문창진은 "포항제철고 선후배 사이라 더 잘 맞는 것 같다. 같이 뛴 적은 없는데 포항제철고 플레이가 비슷해서 잘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며 "원래는 내가 찔러주는 패스가 자신있고. 희찬이가 파괴력이 있다. 그런데 우즈벡전 반대가 됐다"고 웃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는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예멘의 골문을 파괴할 임무는 황희찬의 몫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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